보르헤스 전집 2. 픽션들. 민음사 1994년9월30일
1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알모따심에로의 접근
뻬이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원형의 폐허들
바빌로니아의 복권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바벨의 도서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2부 기교
기억의 천재, 푸네스
칼의 형상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논고
죽음과 나침반
비밀의 기적
유다에 관한 세 가지 다른 이야기
끝
불사조 교파
남부
사실 보르헤스를 읽으면서 현실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망상이다. 그의 단편들은 독자의 대가리를 야구방망이로 무지막지하게 타격하거나 벼랑에 당신을 세워놓고 아예 밀어버린다. 잔혹한 작가이다..
P101.
... 이 작품의 모든 것이 마치 이미 다른 사람이 그것을 꿈꾸었던 것처럼 내게 다가왔다....
P103
... 육체는 죽어도 인간의 영혼은 죽지않고 자기 갱신과 정화를 통하여 다른 생명체로 옮겨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단편 여기저기에 중국, 일본, 중동(아랍) 소재, 인물을 등장시키는 바, 한국은 없어 보인다. 아마 그가 천전리 각석이나 태화강 선사벽화의 존재와 내용을 알았다면 아마 그의 단편에 어떤 영혼의 옷을 입고 등장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스페인에 가본 적이 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아니지만. 빌바오, 바르셀로나..같은 도시의 라틴적 분위기는 맥주를 잔뜩 마시고도 취하지 않게 하는 느긋함이 있다. 백주에 헤롱헤롱하면서도, 그늘아래 노천카페. 진한 커피에 담배 한 대 물고 살랑거리는 바람을 즐기는 그런 기분이 충만한 곳. 보르헤스를 읽다가는 졸리기 마련이겠지만. 폼이라도.
P94
...꿈의 뒤엉키고 변덕스러운 질료를 가지고 어떤 형상을 만든다는 것은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모래로 밧줄을 만들거나 얼굴없는 바람으로 동전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P95
그는 활기차고, 따뜻하고, 비밀스럽고, 꼭 쥔 주먹크기의, 아직 얼굴도 성별도 없는 한 인간의 육체의 그림자 속에 들어있는 석류빛깔의 그것을 꿈꾸었다.
칼잽이....'검객'에 관한 어떤 존경, 숭념같은 걸 보르헤스는 가진 것인가.
그 원시적 살인무기의 비장함..에 대한 심적긴장.
새벽녁 휘부움한 가운데 롱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사정없이
휘두르며... 이 시대의 검객은 '골퍼'라는 황당한 생각.
보르헤스는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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