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위의 세계. 문학과지성사 2011년. 정영문 장편소설
올해 문학상 서너 개를 다 타버린 소설인데, 최근엔 영 한국 소설을 읽지 않아서 무
척 망설이다 집어 들었다. 신문기사에도 꾸준히 이야기가 오르고 있기도 하고. 읽은
소감은 뭐 그저 그랬다.
갑자기 부산까지 문상갈 일이 생겨 열차를 타고 가다오다 읽을 수 있었다. 재미는 버
리고, 몇 가지 실용적인 내용만 좀 알아내기로 방향을 고쳐 잡다. 달리 생각하자면,
구구절절 횡설수설만으로 한 책 분량의 가닥을 잡는 것 자체도 사실은 쉬운 일인 것
은 아니다. 아마 쇠심줄처럼 질기지 못했으면, 치질이 지병이 될 만큼, 중간에 다 갖
다 버렸을 것 이다. 아마 그래서 상을 탄 것인지.
아니면 65년생 노장에 대한 감투상일까. 배경이 샌프란시스코라니 어떻게 하겠나?
소고기라도 사 묵겠나. 소설이 아닌 것에다 상을 척척 앵기고 있다니 전두환이 시절
같으면 선고자들 모다 삼청교육대로 직행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소설인가? 그러면
선고자들은 모두 이것으로 이 더러운 세상에 반항이라도 한다는 것인지? 소설 같지
않은 것을 내 던지고 잘 먹고 잘 살아라. 뭐 이런. 한국 소설, 무서워 읽겠는가.
P>89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꼬리뼈를 세게 부딪친 후 이상한 사람이 되었기에 이상한 사
람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P>94
.. 먼저 재미없게 생각하는 것들을 보면, 모든 종류의 소음, 거의 모든 음악, 폭력적
인 것, 우울, 전통적인 소설, 시대를 반영하는 소설, 상처와 위안과 치유에 대해 이야
기하는 소설, 등장인물의 생각보다 행위가 많은 소설,,,,,,자의식의 과잉이 묻어나지
않는 소설,,,, 뻔한 수작(을 부리는 사람),,,말이 많은 사람,,,,
P>137
궁상과 청승,
주책과 추태,
방정과 치,
뭔가에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그 뭔가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인 것 같았
다..
P>153
미국 오리건 주에서 안락사용도로 펜토바르비탈이 많이 사용되며, 그 약을 먹는 것
이 가장 평화로운 자살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펜토바르비
탈은 흔히 넴뷰탈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P>167
그 히피는 펜실베이니아 출신으로, 한 시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 너무도 가난해
늘 굶주리며 , 집에서 얼마간 떨어진 곳에 있는 한적한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은 너
구리와 사슴을 주워 집에 가져와 스튜와 수프를 만들어 먹으며 살았다고 했다.
P>188
말 없는 숲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자 내가 숲속에 있을 때면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이
불길함과 은밀함이란 사실이 떠올랐다.
P>199
적요한 달빛 아래에서는 아주 이상한 짓을 아주 자연스럽게 저지를 수도 잇을 것 같
았다.
P>206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버무다 해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사실.
2012년12월9일
寒冷之候
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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