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김병종의 화첩기행 其 1

eyetalker 2007. 2. 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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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화첩기행 1권. 藝의 길을 가다.


서울대 미대교수, 김병종의 화첩기행 제 일권을 들었다. 전번에 서울시립역사박물관에 들렀다 기념품점에서 산 것이다. 1953년생이니 나보다 꼭 10년이 위다. 그의 글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불과 10년 위이건만 영적 연령은 한 20년은 위인 것 같다.


설날 밤이다. 차례를 지내며 고조부, 고조모,..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까지, 한분 한분 술을 올리고, 마음속으로 꼭 부탁드리고 싶었던 몇 가지 말씀도 드린다. (어쩌면 천벌을 받을 내용도 있다..), 처가에 들러 장인과 글렌피딕 서너잔을 나누고, 다시 집에 돌아와 마주앙 스페샬 화이트와, 전과 새우찜과를 놓고, BS2의 사극을 보고있다. 산죠의 부인은 아직 너무 어리다. 붉은 단풍이 정원석 주위를 수놓고 있다. 기린맥주광고라도 한판 찍으면 딱 알맞을 것도 같고. (코레가 아나타노 이이 도꼬로..?)


1999년 초판에 2005년 개정판이다.


이난영과 목포, 서정주와 고창, 이 매창과 부안, 이효석과 봉평..의 소제목처럼, 우리 문화사, 역사의 인물과 그의 주변을 같이 조망하는 형식의 글이다.  봉평, 아우라지, 유달산, 하동 같이, 문득 생각하면 심금을 울리는 이 강산의 어귀어귀와 그 땅을 살다간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리네 예인들의 삶을 차근차근 울음짓듯 웃음짓듯 조망하고 있다.


지난주, 여수, 광양만을 출발, 하늘처럼 파란빛 섬진강을 지나, 진주 남강을 지나고, 양산변의 도도한 낙동강, 울산 태화강을 가로질러 다시 진하까지 갔다 왔지만, 이 땅은 아직 전인미답의 땅처럼 사시사철 그 모습을 새로이 하고, 아주 우연히 스쳐가는 우리 우리를 안타까워하고 그네들보다 훨씬 빨리 스러져 갈 짧디 짦은 인생을 뽐내는 현대의 나와 너를 무척이나 안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봄이 시작이다. 봄이 익으면 선운사 백일홍을 보러가야하고, 다시 4월이 되면 경주의 사꾸라와 괘릉과 선덕여왕릉을 봐야하고, 수원화성과, 주왕산이든 어디든 ,  가을이 오면 창녕 화왕산의 억새를 봐야하고. 겨울 초입에는 강화도 전등사, 마니산....바람이 불면 어린시절 친구와 같이 태평양을 지나온 파도의 포말을 향해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던 광안리 해변에도 가야하고.


“나혜석과 수원“..


의 이야기를 읽고 잠시 한 숨을 쉰다. 그녀의 얼굴은 (1896~1948), 나의 친애하는 역사속의 여인, ‘로자 룩셈부르크’를 닮아 있고, 그 앙다문 입술은 더더욱 닮은 모습이다. (혜석, ;‘로자’는 더더욱 참혹한 죽음을 결과하였으나 그 만큼만은 부디 분노를 삭이시기를). 일제, 식민지 총독부의 외교관이던 김영우의 처로, 유럽여행을 떠난 것만으로도 세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지만, 남편을 먼저 귀국시키고 파리에서 단독 유학하던 중, 중추원 참의 출신으로 언론사 사장을 지낸 당대 조선의 명사 최린과의 염문으로 사회적 매장, 비참한 죽음을 결과한  그녀에 대한 이야기다.



BS2는 달의 마력을 이야기하는 유영한 영화, "Moon Struck"= “별이 빛나는 밤에”를 소개하고 있다. 니컬러스 케이지..이 자식 형의 애인을 꼬시고 있다...ir-resistable..사랑이 예쁘면 모든 것은 용서된다. 아닌가?? 누차 말하지만, 깊은 친애감이 문제다... 트랜스 아틀랜틱 러브 어페어에서도, 사팔뜨기 사르트르와 뻐등니 시몬느 보바르,.. 그래도  보바르와 넬슨의 연애가 더 정겹다.


피터 폴앤 메리.


마주앙 화이트는 거의 바닥을 드러낸다.


200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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