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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말리기
전 동진
立夏를 지나고 있습니다.
마음 위로 또 한 마음이 포개지듯
봄날에는 中茶를 냅니다.
다관에 물을 반 넣고 찻잎 띄워 마음 마저 붓습니다.
비 듣는 창가에는
茶 내어 준 빈 잎들이 여러 날 물기를 부리지 못한 채,
“말려서 어디 쓰시게”
사람들 안부도 한 겹 陰鬱로 내립니다.
베갯속으로 쓸 생각입니다.
한 삼년,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이태쯤 더 모으면,
무명 베갯잇 당신 몸 마냥 부풀기도 할까
뒤척일 때마다 소삭, 소삭 우러나올 이야기들......
오늘처럼 해 질듯 젖은 날들도 벙긋 미소로 몸을 풀고
그 아슴한 봄날과 여름 냇가,
조계산이 이고 있던 흰 눈과 채석강의 노을까지
한 톨씩 한 줌씩 풀려 나와
세월의 아지랑이 흰 머리카락도 타고 올라
봄 햇살로 뛰노리라
그 밤에는 꼬박 당신을 만나리라
봄비가 사흘 째입니다
그만 오후에는 햇살이 들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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