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詩

찻잎말리기, 전 동진

eyetalker 2007. 3.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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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말리기

               전 동진



立夏를 지나고 있습니다.

마음 위로 또 한 마음이 포개지듯

봄날에는 中茶를 냅니다.

다관에 물을 반 넣고 찻잎 띄워 마음 마저 붓습니다.


비 듣는 창가에는

茶 내어 준 빈 잎들이 여러 날 물기를 부리지 못한 채,

“말려서 어디 쓰시게”

사람들 안부도 한 겹 陰鬱로 내립니다.


베갯속으로 쓸 생각입니다.

한 삼년,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이태쯤 더 모으면,

무명 베갯잇 당신 몸 마냥 부풀기도 할까

뒤척일 때마다 소삭, 소삭 우러나올 이야기들......


오늘처럼 해 질듯 젖은 날들도 벙긋 미소로 몸을 풀고

그 아슴한 봄날과 여름 냇가,

조계산이 이고 있던 흰 눈과 채석강의 노을까지

한 톨씩 한 줌씩 풀려 나와

세월의 아지랑이 흰 머리카락도 타고 올라

봄 햇살로 뛰노리라

그 밤에는 꼬박 당신을 만나리라


봄비가 사흘 째입니다

그만 오후에는 햇살이 들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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