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을 思惟하자. 니콜 라피에르. 푸른 숲
부제: 定住하지 않는 지식인의 삶과 사유.
프랑스 대중철학서의 또 다른 일권이다.
*思惟: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철)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
思考와 유사한 개념.
저자; 니콜 라피에르.
사진으로 보기엔 알코올에 절어 살이 쭉 빠진 중년 여인네 같이 보이는 데 사실은 현대 프랑스의 철학자이다. 저자 해설에 나오는 구절은 “ ... 그가 스스로 밝히는 관심사혹은 연구방향의 키워드는......유대인의 기억, 학살에 관한 증언.... 세대간의 연대, 이주, 유배, 이방인의 현실 등이다.”
이 책은 유대인의 기억, 학살에 관한 증언과 관련깊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등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대인 철학자, 사상가들이다. 그들의 이주경험, 그리고 그 경로를 통해 생겨난 사유의 결과물의 소개.
이른바, 離散, 終着, 평화의 갈구의 순환 같은 거다.
무슨 말인지 확실치는 않다. 다만,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거듭하다 결국은 목숨까지 버려야만 했던,, ‘목숨을 걸고 한 사상‘의 철학자들의 여정모음이다.
책 앞장의 한 구절;
세계가 그토록 광대한 것은 우리 모두가 그 안에서 흩어지기 위함이니. -
괴테.
목차
1.통행- 길은 우리를 항상 어딘가로 데려가준다
2.이주- 온 세계가 유배지인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다
3. 이동- 말에서 내려와 꽃을 바라보다
4. 이산- 변하는 동일한 것에 대한 살아있는 기억
5. 혼합- 뿌리는 언제나 도로에서 생긴다
6. 전환- 그대 길을 내는 자여, 길은 없으나 걸어가면 만들어지리
p.10
몽테뉴는 사고와 감정의 유연성이 인간 조건에 있어 일종의 행운이자 묘수라고 보았다... 인간의 정신은 한결 같을 필요가 없으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p.14
멀리 떠나자! 모든 인간적인 것들을 발견하고, 음미하고, 끌어안기 위해서, 마흔여덟살 무렵, 이미 결혼도 하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몽테뉴는 아내도 버리고, 심지어 객사할 위험마저 무릅쓰고 고달픈 여행길에 나섰다. 그는 자신을 선망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쏘아붙인다. 그따위 것들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자기 동네도 떠나지 못하는 법이라고.
p. 19
그리고 여기, 어디로도 떠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절망의 끝에서 떠나는 여행이 있다. 혹은 스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처럼 이제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믿는 자들이 떠난 여행이 있다.....내 여권이 압수당한 날, 나는 쉰여덟의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조국을 잃는 것이 국경으로 구획 지어진 땅의 한구석을 잃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1942년 봄, 부부는 동반자살을 했다.
p.21
1940년 9월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던 밤, 스페인 국경지대의 포르부라는 작은 마을에서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것을 예감하고 치사량의 모르핀을 입에 털어 넣었다.
p39
눈으로 보기에도 집이 그 집을 떠받치는 땅과 맺는 관계보다 다리가 강의 양쪽 연안과 맺는 관계가 더 긴밀하고 덜 우발적이다. 다리는 이동성을 가시화하고 현실화하는 안정적 구조물이다.
p43.
40년 후인 1938년, ‘타락한 예술’이라는 죄명으로 나치즘의 박해를 받던 키르히너는 자기 심장에 총을 쏘았다. 또 한번의 자살이었다. 자살은 항상 출구가 없을 때, 영어로 항상 ‘데드엔드’라고 하는...
p61
1932년 반 게네프는 인류문명의 개화를 방해하는 두가지 속박, 즉 “재화의 분배가 생산과 반대방향으로 이루어진 문명체계”와 정신적 삶의 발달에 필수적인 성의 억압을 고발했다.
p77
이방인은 선입견에 덜 치우치고 비판적 사유에 능하다. 바로 그 때문에 때로는 가까운 사람보다 이방인에게 속내나 비밀을 털어놓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p.78
이방인은 종종 고통스러운 혜안으로 세상에 대한 자유스러운 혹은 정상적인 사고의 모든 토대를 위협할 수 있는 위기를 알아본다. 습관적인 삶의 양식에 젖어있는 집단 구성원들은 그 위기의 징후조차 알아보지 못하지만.
p82
그중 1930년에 쓴 <여행 그리고 춤>이라는 저서의 <철로>라는 글에서 크라카우어는 기차역에 대한 사랑, 중간, 간격, 이미 지나간 것과 아지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고백한다. “항구가 그렇듯이 기차역은 사람이 머물지 않는 장소이다. 기차역에서 사람들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그들은 다만 헤어지기 위해서 만난다. 다른 곳에서는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속박 당하지만 기차역에서는 비록 짐을 바리바리 들고 있을 지언정 모든 매인 것에서 자유롭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옛것은 뒤에 있고 새것은 결정되지 않았다. 잠깐 사이에 그들은 다시 방랑자가 된다... 기차역과 그곳만의 특별한 분위기, 공기의 흐름, 그리고 도피를 사랑하는 사람은 역시 기차 역시 사랑하게 마련이다.
p86
크라카우어가 여행의 기술과 빠르게 멀리 가는 기차의 가능성을 통해 추구했던 이러한 방랑은 단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정신 상태, 지배하려는 욕망과 안주와 정착에 대한 거부였다.
p154
1980년에 발표된 대담집에서 부르디외는 이렇게 단언한다. “ 위 혹은 아래로 계급을 이탈한 불안정한 사람들이 결국 역사를 만드는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p191
특히 반복되는 유배 때문에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디아스포라의 역동적인 경험을 통해 지적, 문화적으로 독창적인 결과물을 생산했고 ‘창조적 회의주의’의 태도로 유대인의 고유문화와 그들이 정착한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p221
차디 스미스 Zadie Smith의 소설 <하얀 이> 또한 다양한 이야기와 개성이 넘쳐난다.... 혼성성에 관심을 갖고 이를 그려내는 살만 루시디 Salman Rushdie나 아룬다티 로이 Arundhati Roy같은 외국출신 작가들과 함께 스미스는 현재 영국 문학계에 이는 새로운 바람에 한 몫을 하고 있다.
p250
왜냐하면 혼성성은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자들은 잡종성은 공생이나 통합된 전체성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며 불안정성에서 고유한 힘을 끌어낸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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