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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좋은 날. 문학동네. 성석제
성석제, 죽여버린다.
성석제만 믿고, 소설집 제목만 보고, 이제부터 느긋하게 히죽거려 보자하고, 동대구, 경주행, KTX 일반석에 깊이 앉아 소설을 펼쳐들고 한편, 두편을 읽어나가다... 속으로 되뇌인 말이다.
이번엔 완전히 당했다. 주인공들의 행적을 따라간다. 눈물이 난다. 아프다. 뭔가. 세파, 그 뭔지모를 괴물같은 풍파에 밀려다니다, 청각까지 빼앗기면서 까지도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내. 베란다에서 잠시 힐끗, 정신이 다 나가 허둥지둥하는 무력한 남편을 잠시 쳐다보고는, 그만 훌쩍 뛰어넘어 아파트 아래 바닥에 몸을 던져버리는 그 아이의 엄마에 이르러서는, 성석제, 너나 뒈져라! 임마 하고, 외치고 싶어진다. 이 불쌍한 인간들을 왜 죽이느냐고..
슬픈 소설집이다. 삶이란 이토록 지난한 것. 갈수록 중산층은 엷어지고 그 엷어진 두께만큼 빈곤층은 늘어만 간단다.. 너나 없을 설움이다.
가슴이 차갑다.
성석제가 2007년 더운 여름날,우리네 가슴에 안긴 차갑디 차가운 납량특집일까.
2007년 여름의 끝물.
소설집 제목을, '개 좆같은 날'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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