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김정운 저.

eyetalker 2009. 8. 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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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 회 한 다./ 문화심리학자 김 정운 저.

 

자카르타 출장길. 마침 달리 읽을 책이 마땅치 않아  공항 서점에 들렀다 아침 신문의 책 광고에서 얼핏 본 기억이 들어 별 생각없이 줏어들었다.  지루한 비행중에 읽기는 좋았다. 책의 영적 무게는 상대적으로 얇았다는 말이 될까.

 

저자는 이 책 팔아 번 돈(벌 돈) 으로 캠핑카를 사서놀러 다니는 것이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 꿈인 이 시대의 유한 소시민이다.  저자가 자주 강조하듯, (그토록 따기 어렵다는) 독일 유학 박사 출신의 대학교수라고해서 그러지 못할 법은 없으나. 외려, 어쩐지 더 상투적인 언설일수도, 아니면 좀 모자란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책의 결정적 결함은, 등장하는 많은 곳을, 먼 곳을, 그리고 많은 유명, 유망한 사람들과 친교하며 나눈 속깊었을 이야기를  달리 들려주지 않고, 골프를 치며 농담을 나누었다거나, 이런 저런 재밌는 장난을 했다거나 하는  별다른 감흥없는 잡담쯤을 마구 늘어놓고 있는 것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모 대학출신임을 은근히 자랑하듯 늘어놓는 장면에서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최근 10년동안, 교우회보에서를 빼고, 그처럼 강렬한 반역의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이 책을 돈주고 산 것을 후회한다.

 

2009년 여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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