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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영어영문학자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저서입니다. 몇주전인가 토요일의 거의 대부분의 신문사 북리뷰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던
책입니다.
우선 책의 서문앞에 게재된 L.H.만킨('남자들의 방어'라는 책의 저자)의 글이 먼저 눈길을 끌었습니다..
**
남자는 자신에 대해 말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수탉같이 행동한다. 그 자신이 주제가 될 때 남자는 허영심에 들뜨는 듯하다. 따라서 남자들에 대한 책은 거의 대부분 그들의 박약한 정신의 기록이거나 어리석은 행동들의 요약서이다.
**
책의 기저에 흐르는 정신은 남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가능한 자각에서 연유하고 있습니다. 남자들 사이에서 만연하는 각종의 우매함, 강퍅한 부자연성들이라는 것은 '원시사회에서부터 형성되던 남자만의 특이한 정체성 탓'이라고 짤막한 면죄부를 던져주는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남자들의 악덕 또는 몽매함에 대해 철저하다고 까지는 말하기 어렵겠지만 상당한 정도의 해부를 하고 있습니다.
독자로서의 이 '남자' 역시 상당한 부분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비록 알고는 있었으나 잊어먹고 있던 어떤 '진실'을 상기시켜준 것을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의 자각이 안 되는 때에는 '타각'이라도 해야겠지요? 각 장마다 '남성초상화'라는 부제를 달고 다양한 남성군상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어서 '나 자신'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인간인 지 한번 씩 되돌아보게 하는 재미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군상 속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특질을 뜨끔하게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번역서라는 한계, 생활관습의 상이에서 오는 다소의 생소함은 접어두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또는 심각하게 읽어야 했던 부분은 2장, 남자의 깨지기 쉬운 자아, 5장 경쟁으로서의 의사소통, 8장 갈등 부분입니다.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자아를 체험하고 ( 즉, 우쭐해지는 상황이라야 만족하는), 따라서 자신이 약하다는 점은 죽어도 인정하기를 싫어하는, 술을 마시고 '가련한 왜소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중독된 남자.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여자가 선호하는 것은 대화이고 남자가 선호하는 것은 '일방적 제시'라면서 극단의 예를 든 것은 구소련의 정치지도자들이 그 부하들을 모아놓고 7시간이나 계속되는 연설을 해대던 것을 들었습니다만, 직장 생활 속에서 상사의 지리하고 초점없는 장광설을 들으면서 스스로 느껴야했던 모멸감(?) 같은 것을 상기시켜 주더군요. 아마 내가 그 자리에서면 나는 그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타인에게 강제된 침묵은 화자의 감동적 자아실현의 쾌거라는 것이겠죠.)
이 책은 실패한 인종(?) 남자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차라리 얼핏얼핏, 여자에게 남자 고르는 안목을 키워주려고 씌여진 것이 아닌가 착각하게 할만큼 다양하고 영양가 있는 충고를 여자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마치 여자를 위한 연애지침서인 양 말 입니다. 거대한 물줄기 같은 것을 찾아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겠지만 (어떤 여자 분들에게는 그럴 지 모르겠습니다) 정독의 필요성은 있습니다. 저자가 은연중에 남자들에게 던지는 충고라고 한다면 아마, 남자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에 글자 그대로 함몰 당하지 말 것, 자신을 외부적 시각에서 보는 법을 배울 것, 그리하여 침잠할 것.
하지만 남자라는 인간은 , 나를 포함해서, 그리 쉽게 본성이 변하는 존재인 것은 아니죠.
2002년5월
ㅈㅣㄴ
우선 책의 서문앞에 게재된 L.H.만킨('남자들의 방어'라는 책의 저자)의 글이 먼저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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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자신에 대해 말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수탉같이 행동한다. 그 자신이 주제가 될 때 남자는 허영심에 들뜨는 듯하다. 따라서 남자들에 대한 책은 거의 대부분 그들의 박약한 정신의 기록이거나 어리석은 행동들의 요약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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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기저에 흐르는 정신은 남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가능한 자각에서 연유하고 있습니다. 남자들 사이에서 만연하는 각종의 우매함, 강퍅한 부자연성들이라는 것은 '원시사회에서부터 형성되던 남자만의 특이한 정체성 탓'이라고 짤막한 면죄부를 던져주는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남자들의 악덕 또는 몽매함에 대해 철저하다고 까지는 말하기 어렵겠지만 상당한 정도의 해부를 하고 있습니다.
독자로서의 이 '남자' 역시 상당한 부분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비록 알고는 있었으나 잊어먹고 있던 어떤 '진실'을 상기시켜준 것을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의 자각이 안 되는 때에는 '타각'이라도 해야겠지요? 각 장마다 '남성초상화'라는 부제를 달고 다양한 남성군상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어서 '나 자신'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인간인 지 한번 씩 되돌아보게 하는 재미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군상 속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특질을 뜨끔하게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번역서라는 한계, 생활관습의 상이에서 오는 다소의 생소함은 접어두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또는 심각하게 읽어야 했던 부분은 2장, 남자의 깨지기 쉬운 자아, 5장 경쟁으로서의 의사소통, 8장 갈등 부분입니다.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자아를 체험하고 ( 즉, 우쭐해지는 상황이라야 만족하는), 따라서 자신이 약하다는 점은 죽어도 인정하기를 싫어하는, 술을 마시고 '가련한 왜소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중독된 남자.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여자가 선호하는 것은 대화이고 남자가 선호하는 것은 '일방적 제시'라면서 극단의 예를 든 것은 구소련의 정치지도자들이 그 부하들을 모아놓고 7시간이나 계속되는 연설을 해대던 것을 들었습니다만, 직장 생활 속에서 상사의 지리하고 초점없는 장광설을 들으면서 스스로 느껴야했던 모멸감(?) 같은 것을 상기시켜 주더군요. 아마 내가 그 자리에서면 나는 그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타인에게 강제된 침묵은 화자의 감동적 자아실현의 쾌거라는 것이겠죠.)
이 책은 실패한 인종(?) 남자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차라리 얼핏얼핏, 여자에게 남자 고르는 안목을 키워주려고 씌여진 것이 아닌가 착각하게 할만큼 다양하고 영양가 있는 충고를 여자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마치 여자를 위한 연애지침서인 양 말 입니다. 거대한 물줄기 같은 것을 찾아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겠지만 (어떤 여자 분들에게는 그럴 지 모르겠습니다) 정독의 필요성은 있습니다. 저자가 은연중에 남자들에게 던지는 충고라고 한다면 아마, 남자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에 글자 그대로 함몰 당하지 말 것, 자신을 외부적 시각에서 보는 법을 배울 것, 그리하여 침잠할 것.
하지만 남자라는 인간은 , 나를 포함해서, 그리 쉽게 본성이 변하는 존재인 것은 아니죠.
2002년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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