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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학 역사학 교수를 지낸 막스 갈로가 쓴 '붉은 로자'의 평전입니다.
유대인에 대한 병적 질시, 편견이 당연시되고 만연하던 유럽사회를 살아야 했던 '유대인', 어릴 적 앓은 병 때문에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았던 로자. 큰 두 눈에, 앙 다문 입술, 매부리코, 다소 듬직한 몸매를 담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처음 보고 마치 나에게 뭔가 불만을 품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착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515페이지의 사진 아래에 적힌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내 자리에서, 길거리의 전투나 감옥 안에서 생을 마치기를 소망합니다"
1871년5월3일에 태어나 1919년1월15일, 스파르타쿠스의 베를린 봉기와중에 독일군에 의해 개머리판에 난타당한 후 살해당한 로자 룩셈부르크의 일생을 평전으로 풀어낸 이 책은 이름은 들었던 적이 있으나 자세히는 알 지 못했던 놀라운 한 여인을 우리에게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로자 룩셈부르크인가.
역자가 후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정한 이해의 공백에 빠져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즉, "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후, 1871년 파리코뮌,1914년 일차대전 발발의 시기는 그 무엇보다도 사상적 갈등의 시대였다. 사회주의 사상이 전 유럽을 흔들어대던 그 혁명의 시대에 독일에서는 군국주의에 저항하는 세력이 없었느냐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장 선진적이며 철학적인 국가라는 독일에서 그토록 무참하게 나치즘으로의 길을 열어줄 수 있었단 말인가?" 하는 것이죠.
프랑스 대혁명이후 일차대전, 이차대전까지의 유럽의 내부는 마르크스(1818-1883)철학의 후계자들이 사방을 뒤엎고 다녔고 급기야 가장 봉건적 국가였던 러시아에서 1917년 11월의 볼세비키혁명과 레닌의 집권이 뒤따릅니다. 바로 이시기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독일의 사회주의 혁명에 투신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녀의 시대는 막스와 엥겔스, 그리고 레닌과 동시대였던 것이죠. 저로서는 이제서야 로자 룩셈부르크가 사는 동네를 알아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녀의 사는 집을 알았으니, 이제 다시, 왜 로자 룩셈부르크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합니다.
로자는 볼세비키혁명의 성공이 완전한 것이 되려면 유럽의 선진국 독일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해야만 한다고 믿었습니다만, 1차대전에서 프랑스와 연합국에 패한 독일의 군부는 총부리를 안으로 돌려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탄압에 나서고 온건한 사회주의자들이 이에 동조함으로써 독일 혁명은 물거품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로자의 죽음을 즐기던 독일의 패잔병들 중에는 젊은 시절의 히틀러도 포함되어 잇었습니다. 그 다음은 독일국가사회주의 노동당의 득세, 나치즘의 발흥, 히틀러의 집권, 그리고 이차대전으로 역사는 흘러갑니다.
레닌과 동시대를 살고, 레닌과도 자주만났던 로자는 그와 같은 개인적인 친분에도 불구하고 레닌이 이끄는 러시아 혁명정부의 관료주의와 수십만의 반대자들을 "혁명의 수호"라는 명분으로 잔혹하게 학살해버리는 공포정치를 끊임없이 비판합니다.
"만일 자유가 없다면, 소비에트에서의 삶은 필시 마비에 이르고 말 것이다. 보통선거, 언론과 집회의 자유, 자유롭게 논쟁할 자유가 없다면 삶은 온갖 공적 제도들 속에서 시들고 말 것이며, 관료주의만이 유일하게 활동적인 요소로 남을 것이다.....그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공적인 삶에서 야만상태를 다시 초래할 것이다. "
"룩셈부르크주의"로 요약된 그녀의 사상은, '대중'의 의지에 대한 존중, 혁명과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화해와 공존"이라고 합니다. 가능한 사상일까요? 저로서는 가능하지 않은 사상이 불러온 인간의 좌절의 기록이라고 이 책을 평하고 싶습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솔직한 기분으로는 말입니다. 그러나, 감히 그녀를 이런 식으로 평할 자격이 저에게는 없죠.
트로츠키를 생각나게 하죠? 물론, 이 모든 의문점, 해석등등은 모두 이 평전속에 속속들이 담겨있습니다. 갈로가 그녀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빠뜨리지 않고 누누이 말해주는 부분은 그녀의 인간적 감성에 대해서 입니다.
" 나는 때로 인간이 아니라 한 마리 새 같다는 생각을 해보곤해요...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어쩌면 당대회에서 보다는 정원의 한구석이나 혹은 들판에서 풀잎이나 덤불 숲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 편안한 것 같아요. 당신에게는 그 모든 걸 말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내가 사회주의를 배반한다고 질책하지는 않을테니까. 당신은 알고 있지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내 자리에서, 길거리의 전투나 감옥 안에서 생을 마치기를 소원합니다. 하지만 가장 깊숙한 곳의 나는 동지들의 것이기보다는 검은 박새들의 것이랍니다."
그녀의 끔직한 죽음에 뒤이어 사라졌던 사체는 1919년5월31일, 국경의 운하에 떠오릅니다.
그녀의 장례식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꽃더미에 묻힌 로자의 관이 놓여있군요.
ㅈㅣㄴ
유대인에 대한 병적 질시, 편견이 당연시되고 만연하던 유럽사회를 살아야 했던 '유대인', 어릴 적 앓은 병 때문에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았던 로자. 큰 두 눈에, 앙 다문 입술, 매부리코, 다소 듬직한 몸매를 담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처음 보고 마치 나에게 뭔가 불만을 품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착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515페이지의 사진 아래에 적힌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내 자리에서, 길거리의 전투나 감옥 안에서 생을 마치기를 소망합니다"
1871년5월3일에 태어나 1919년1월15일, 스파르타쿠스의 베를린 봉기와중에 독일군에 의해 개머리판에 난타당한 후 살해당한 로자 룩셈부르크의 일생을 평전으로 풀어낸 이 책은 이름은 들었던 적이 있으나 자세히는 알 지 못했던 놀라운 한 여인을 우리에게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로자 룩셈부르크인가.
역자가 후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정한 이해의 공백에 빠져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즉, "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후, 1871년 파리코뮌,1914년 일차대전 발발의 시기는 그 무엇보다도 사상적 갈등의 시대였다. 사회주의 사상이 전 유럽을 흔들어대던 그 혁명의 시대에 독일에서는 군국주의에 저항하는 세력이 없었느냐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장 선진적이며 철학적인 국가라는 독일에서 그토록 무참하게 나치즘으로의 길을 열어줄 수 있었단 말인가?" 하는 것이죠.
프랑스 대혁명이후 일차대전, 이차대전까지의 유럽의 내부는 마르크스(1818-1883)철학의 후계자들이 사방을 뒤엎고 다녔고 급기야 가장 봉건적 국가였던 러시아에서 1917년 11월의 볼세비키혁명과 레닌의 집권이 뒤따릅니다. 바로 이시기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독일의 사회주의 혁명에 투신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녀의 시대는 막스와 엥겔스, 그리고 레닌과 동시대였던 것이죠. 저로서는 이제서야 로자 룩셈부르크가 사는 동네를 알아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녀의 사는 집을 알았으니, 이제 다시, 왜 로자 룩셈부르크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합니다.
로자는 볼세비키혁명의 성공이 완전한 것이 되려면 유럽의 선진국 독일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해야만 한다고 믿었습니다만, 1차대전에서 프랑스와 연합국에 패한 독일의 군부는 총부리를 안으로 돌려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탄압에 나서고 온건한 사회주의자들이 이에 동조함으로써 독일 혁명은 물거품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로자의 죽음을 즐기던 독일의 패잔병들 중에는 젊은 시절의 히틀러도 포함되어 잇었습니다. 그 다음은 독일국가사회주의 노동당의 득세, 나치즘의 발흥, 히틀러의 집권, 그리고 이차대전으로 역사는 흘러갑니다.
레닌과 동시대를 살고, 레닌과도 자주만났던 로자는 그와 같은 개인적인 친분에도 불구하고 레닌이 이끄는 러시아 혁명정부의 관료주의와 수십만의 반대자들을 "혁명의 수호"라는 명분으로 잔혹하게 학살해버리는 공포정치를 끊임없이 비판합니다.
"만일 자유가 없다면, 소비에트에서의 삶은 필시 마비에 이르고 말 것이다. 보통선거, 언론과 집회의 자유, 자유롭게 논쟁할 자유가 없다면 삶은 온갖 공적 제도들 속에서 시들고 말 것이며, 관료주의만이 유일하게 활동적인 요소로 남을 것이다.....그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공적인 삶에서 야만상태를 다시 초래할 것이다. "
"룩셈부르크주의"로 요약된 그녀의 사상은, '대중'의 의지에 대한 존중, 혁명과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화해와 공존"이라고 합니다. 가능한 사상일까요? 저로서는 가능하지 않은 사상이 불러온 인간의 좌절의 기록이라고 이 책을 평하고 싶습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솔직한 기분으로는 말입니다. 그러나, 감히 그녀를 이런 식으로 평할 자격이 저에게는 없죠.
트로츠키를 생각나게 하죠? 물론, 이 모든 의문점, 해석등등은 모두 이 평전속에 속속들이 담겨있습니다. 갈로가 그녀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빠뜨리지 않고 누누이 말해주는 부분은 그녀의 인간적 감성에 대해서 입니다.
" 나는 때로 인간이 아니라 한 마리 새 같다는 생각을 해보곤해요...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어쩌면 당대회에서 보다는 정원의 한구석이나 혹은 들판에서 풀잎이나 덤불 숲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 편안한 것 같아요. 당신에게는 그 모든 걸 말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내가 사회주의를 배반한다고 질책하지는 않을테니까. 당신은 알고 있지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내 자리에서, 길거리의 전투나 감옥 안에서 생을 마치기를 소원합니다. 하지만 가장 깊숙한 곳의 나는 동지들의 것이기보다는 검은 박새들의 것이랍니다."
그녀의 끔직한 죽음에 뒤이어 사라졌던 사체는 1919년5월31일, 국경의 운하에 떠오릅니다.
그녀의 장례식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꽃더미에 묻힌 로자의 관이 놓여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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