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김형경

eyetalker 2005. 11. 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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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느라 어제는 좀 고생스러웠다. 저녁나절에 데마끼를 잔뜩 먹은데다가 진한 위스키 두잔을, 그것도 와인 글라스로, 들이킨 상태에서 이 책의 2권을 읽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읽다말고 슬리퍼를 신은 채 동네를 한바퀴 돌아온 다음에 다시 이 소설을 읽어냈다. 작위적인 인물 설정이 어쩐지 어색했기 때문이다. 소설이란 작위이니 이를 나무랄 것은 없지만 어쩐지 마치 주식처럼 현실을 반영하기는 하되 앞서나가긴 해야 하겠으나 너무 앞서 나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내용은 이렇다. 역시 제목과 내용의 상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다. 단지, 제목이 맘에 들어 제목으로 삼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연애소설이란 원래가 그렇다. 두 여자가 있다. 둘 다 서른 일곱이라고 하니 내 나이에 근사하다. 두 사람다 성격이 워낙에 복잡하다. 대개는 한사람이 괴팍하면 한사람은 차분한 편인데, 여기서는 둘다 이상한 면이 많다. 둘다 결혼했다 이혼했다. 독신이다. 여기 까지는 현실의 일정한 세태를 자로 잰듯이 반영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둘다 전문적인 직업이 있다. 소위 전업주부는 아니다. 그런데 한 여인은 신경강박증에 시달린다. - 작가는 그 원인을 어린 시절의 결손가정하에서 겪은 정신적 충격, 대학초년시절에 학교 뒷산에서 복학생 선배에게 겁탈 당한 경험때문이라고. 그럼에도 이 여인은 다른 한 여인에 비하면 상당히 강단있는 성격에다가 매섭기 까지 하고, 계획적이며, 동시에 굿판이나 유사종교 비슷한 일종의 “정신세계”를 이용한 성정의 치유를 꾀한다. 한마디로 뭐가 뭔지 모를 성격이다.

다른 한 여자는 , 소설속에서 특징적으로 밝혀지는 것은 유난히 많은 성경험이다.- 그야 말로 아무나 마음 내키면 잠자리를 하는 데, 작가는 그럼에도 이 여자가 소위 말하는 ‘색녀’가 아니라고 변호하기에 바쁘다. 뭔가 이유가 있어서 성을 밝힌다는 것 같기는 한데, 그 이유는 끝까지 아리송하다. 아마, 작가는 자신의 나이에서 깨달은, 젊은 시절내내 그 나이까지 ‘억제해왔던 성충동’이 아까워서 그렇지 아니했다면 이랬을 것 같다는 식으로 막 풀어내는 것 같다. 역시 소설가다. 압권은 역시 택시기사외의 하룻밤이다. 내용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모티브에 대한 것이다. 아마, 여자들이 밖으로 나다니다보면 역시 낯모를 남자와 좁은 공간에 일정기간 단둘이 갇히는 경험이 제일 많기로는 택시일 것 같다 아마도, 작가는 택시기사와는 왜?라고 한번 쯤은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급기야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써 먹은 것 같다. 하여튼든 이 여자는 오리무중이고 약간 설 익었다. 소설은 이 두여자를 화자로 하여 교대로 풀어나가고 있는 데 나중에는 한 사람이 두 여자를 연기하느라 꽁꽁 앓고 있다. 문체나 서술방식이 두 여자 모두 똑같다. 누가 누구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결정적인 결함은 너무 길다는 것이다. 왜 두 권이나되는 건지 모르겠다. 한 권으로 줄였으면 좋겠다. 제발.
[200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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