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Memoirs of a Geisha

eyetalker 2006. 1. 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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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Golden의 영문 소설이다.

 

서두에 '역자의 변'이란게 몇장 있기에 일어로 된 자서전을 누군가 영역한 줄 았았지만 사실은 소설이었다. 따라서 어디까지 팩트이고 어디까지 픽션인지 구분은 모호하다. 작가 후기에서 보면 작가는  일본에서 상당한 기간을 생활한 경력이 있고 그런 와중에 30년대 초반의 교토, 기온에서의 게이샤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이 소설에 대한 모티브를 얻게 된 듯하다. 

 

 

지난 연말, 일본 출장길에 산 영어판을 틈틈히 읽다가  연초의 연휴에 남은 부분을 독료.

 

 

전체적인 흐름면에서 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전개가 느려지고 마는 것은 소설이 길기도 하고 - 문고판이긴 하지만 무려 500페이지에 달한다- 애초 그 주변부의 세계가 매우 좁게 설정된 때문일 것이다.

 

말미에, 뉴욕에 조그마한 요정을 차리고 별스레 어렵거나 번잡하지 않게 노후를 보내는 사유리가 뉴욕의 번화한 길가에서 기모노를 입고 선 모습을 - 쪼글쪼글 사그라든 늙은 한 일본 여인네가 가모노를 입고 - 서류가방을 든 한 뉴요커 여성이 신기한 듯 쳐다보는 광경은 주인공 게이샤의 노후, 즉 소설속에서는 현재의 모습,가 나름의 평화로운 종점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게이샤'에 대하여,  일본적 삶의 방식에 어느정도 호감 또는 이해를 가진 사람이라면 아마 가볍게 '창부'라고 단정 짓지는 않을 듯하다. '기생'이라는 존재에 대한 일반적 시각과 논개 나 황진이라는 한 개인에 대한 시각이 자동적으로 달라지는 것 처럼.  일본에서도 '게이샤'는 어느정도 예술인 취급을 받았던 것 같고 그중에서도 등급이 다 다르게 매겨지고 그에 따른 응당의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복잡하게 따지려면 그 사회에 대한 깊이있는 역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터이니 나로서는 정확하기가 매우 힘든일이긴하다. 하옇든 그정도일 것이다. 나름의 깊이에 도달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1910년대부터 현재까지.

 

남자주인공의 한사람인 '노부 도시카즈'는 한일합방기의 일본군의 장교로 복무하다가 조선에서 폭탄공격을 받으면서 한팔을 잃고 얼굴에도 엄청난 화상을 입고도 당당하게 삶을 개척해나가는 강단있는 사내로 그려진다. 소설의 주인공 '치요' (나중에 게이샤가 되면서 '사유리')는  극도로 빈한한 한 어부의 딸로 태어나 교토의 '게이샤'집에 팔려오는 신세다. 1920년대 후반의 미국발 대공황이후 불황은 1930년대를 거쳐 번성하던 교토에도 밀려오고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후 패전으로 치닫는 1944년경에는'게이샤'들의 본거지 '기온'도 문을 닫을 정도가 된다.   

 

말하자면 1930년대가 소설의 주요한 시대적 배경이다. 1930년대의 동아시아는 그 이전 수십년간에 걸친, 산업혁명이후의 발달된 서구문명이 일시에 대량, 압축적으로 이전됨으로써 사회적 변화가 무척 격심했던 한 시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시대의 이야기는 그 어느것이든 무척 흥미진진하다. 동아시아에서도 서구문명의 이식이 상대적으로 무척 빨랐던 일본이고 보면 더더욱 그렇다.

 

나머지, 소설적 구성은 평이한 편이다. 게이샤 세계안에서의 암투, 내분, 우정,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 화재, 도둑, 공장, 권력과 기업간의 밀고 당김, 나름의 삶에 대한 개개인의 고군분투 그리고 애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사유리의 회장에 대한 긴 연모의 전말기, 그의 인생에 걸친,를 아마 영화화한 듯하다.

 

중국인들이 배우로 나선 이유는?  할리우드 자본이 투입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본여배우를 기용했다면 지나치게 강한 특유의 일본적 에로티시즘에 극상황전체가 일거에 함몰될 것이 너무  뻔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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