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프, 죽음이후의 새로운 삶. 메리 로취/ 파라북스
죽음 이후에 삶이 있을 수 없는데 ‘삶’이라고 쓴 것은 잘못이다. ‘취급’ 쯤으로 대치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죽음 이후는 경직과 부패가 올 뿐이다.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다 읽고 나면 자신과 타인을 좀더 겸허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인생이란 거 그다지 고민스러운 것이 아닌 것이다. 도데체가..
P5.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반드시 죽게되어 있지만, 그 많은 생명체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죽은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한다.
P5. ..메리 로취는 사후에 경직이 일어나 딱딱해진 시체라는 의미의 ‘스티프,stiff’를 제목으로 이러한 터부에 도전한다
P12 내가 본 사체들은 우울하거나 가슴 아프거나 역겹지 않았다. 그들은 상냥하고 착했고, 가끔은 슬펐고, 드물지만 우습기도 했다.
P19 인간의 머리는 통구이용 닭과 크기나 무게가 비슷하다…여기 애완동물용 밥그릇 같은 용기 하나에 하나씩, 모두 40개의 머리가 얼굴이 천장을 향하도록 놓여있다. 이 머리들은 성형외과의들의 연습용이다.
P43 인체해부학의 발단은 기원전 300년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였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의료종사자들이 인체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알아내는 목적으로 죽은 사람을 해부해도 좋다고 생각한 최초의 지도자였다.
P44 처형된 죄수를 해부에 이용하는 전통은 오래도록 지속되다가 18-19세기 영국에서 본격적인 단계에 올랐다…학교 수는 늘어나고 있었지만 사체 수는 별로 늘지않았고…..해부학자들은 만성적인 사체부족현상에 직면해 있었다
P46 극단적인 방법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갖 죽은 가족을 오전 한나절 동안 해부실로 옮겨놓았다가 교회묘지로 옮기는 이야기가 새삼스럽지 않게 되었다
P48 1700년대에 일부 스코틀랜드 학교에서는 좀 더 공식적인 형태를 띠었다. 루스 리차드슨은 현금이 아니라 시체로 등록금을 지불 할 수도 있었다고 쓰고 있다.
P53 얕게 매장한 시체에서 풍겨나오는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부학자들은 몇몇 독창적인 방법을 고안해내었다. 해부학자들이 야생동물들을 수용해 돌보는 런던의 동물원 관리들과 결탁했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나돌았다….그 시대의 참새들만으로도 충분했겠지만 , 시체 처리용으로 맹금류를 키운 학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P55 알고보니 시체는 에든버러의 테너즈 클로스라는 빈민가에서 운영하는 여인숙에서 살던 하숙생이었다. 그는 헤어의 하숙방에서 사망했고, 사망했으니 하숙비를 내지 못했다. 헤어는 손해를 보고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었고 시체를 외과의사촌에 산다는 해부학자에게 팔아…..
P67 테네시 대학교 메디칼 센터 뒤에는 ….. 여기저기 풀밭에는 사람들이 그늘에 혹은 햇볕아래 누워있다…이 쾌적한 녹스빌의 언덕은 야외 현장 연구소로 , 인체부패만을 연구하는 세계 유일의 시설이다….누워있는 사람들은 시체들이다…
P70 ..간을 자르다가 쏟아져 나오는 온갖 애벌레들을 뒤집어 쓰고 내장에서 국물이 튈 때…
P72 부패의 신선한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자기분해, 즉 자기소화이다. 인간의 세포는 효소를 이용해 활용 가능한 분자단위로 화합물을 쪼갠다.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세포가 이들 효소를 통제하여 세포 자신의 벽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죽고나면 효소는 아무런 제재없이 세포구조물을 먹어 들어가기 시작하고, 그러면 안에 있는 액체가 흘러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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