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스티브 잡스 Steve Jobs 전기

eyetalker 2011. 11. 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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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by walter isaacson

 

애플 컴퓨터를 처음 본 것은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얼마 지난 어느 날 이었다.

 

거래처 근처 커피숍, 카페 베네 에서 의자 뒤 하얀 색 컴이 있길래  조작 해보려 했더니 마우스도, 키보드도 다 다른 것이었다. 그만큼 맥은 나에게 먼 놈이었다. 큰 아이에게는 아이팟, 아이폰을 사주기도 했지만 적어도 나와는 인연이 없는 먼 나라 이야기.  

 

900페이지에 달하는 전기는 물론,  잡스에 대한 이야기지만 미국 인터넷,통신 기술기업의 역사, 최근 상황을 상당히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아주 조금이겠지만). 삼성이라는 말은 단 한번 언급된 것 같고 소니는 한 예닐곱번?.

 

관통하는 주제는 스티브 잡스의 편집적이라고 해야 할 집요함이 이끌어낸 기업성공의 역사이다. 컴퓨터 산업의 진화, 그리고 움트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그 응용기기의 진화와 그 미래에 대한 단편적 언급 언저리에서 그의 전기는 끝이 난다.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좀더 잘 알게 되었다고 느끼게 되었다. 아니, 전혀 모르다가 알게 된 것이다.

 

비록 잡스는 인도방랑, 일본적 미에 대한 호감을 통해서 백인적이지 않은 세계에 대한 인종적 편견으로부터는 많이 초연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인터넷, 컴관련 기술기업의 미국 패권의 영속성에 대해서 만큼은 한치 의심도 없는 듯하다. 빌 게이츠는 전기의 전편을 통해서 총명한 사람으로 보다는 (그의 경쟁자로서) 운은 좋으나 , 쪼잔한 스타일의 기회주의자로서 등장한다.

 

이 전기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한 편의 연극 대본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을 듯도 하다. 주인공은 이제 죽었고, 남은 자는 쿡, 게이츠, 주커버그, 페이지, 발머 같은 사람들뿐이라는 것 같은데, 그의 전기 밖에 있는 사람들은 이 전기를 읽고 저마다 어떻게 평할지 ?. 앞으로 관련 평전 같은 것이 많이 나오겠지만.

 

전기에서는 언급을 극력 회피한 것도 같이 느껴진다만, 아마 그의 가계를 보다 집중해서 파헤치는 평전도 나올 법하다. 지배자 아사드의 가계와 연결된다든가? 전기속에서 잡스는 전형적인 중동의 지배자들,, '칸' 처럼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 '칸'적 저돌성이 없이 그러한 기업제국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가 사실상 없다는 뉘앙스는 전기 전편을 관통한다. 잡스의 부분적 성격적 결함은 그의 이룬 업적에 비하면 어쩌면 당연하다는 식의 신격화.)   

 

이 양반의 생물학적 친부는 시리아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고 그런 면에서 이 전기는 불완전을 자초하고 동시에 의구심을 부른다. 재미교포 김수잡이 애플의 수장이다가 암으로 죽었다면, 그래서 그의 전기가 출간된다면, 그의 전기에서 조상의  한반도에서의 행적이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구한말 일제에 협력한 공로로 잠시 충청도 관찰사 직을 얻었던 할아버지는... 곧 미국으로 건너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스토리 말이다. 

 

이 전기를 통해, 미국에서 전해지는 인터넷, 통신, 음악, 애니메이션, 할리우드 영화 관련 소식들을 좀 더 피부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현란한 수사, 허장성세에 지구 규모의 사업을 자랑하는 미국 거대기업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그들이 발하는 다양한 수사를 해석하는 나름의 개인적 통찰의 단계가 좀 더 나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경제신문을 장식하는 건조한 AP발 기사 그 이면의, 돈을 좆는 IT야수들의 땀 발바닥 냄새 같은 것이 4D환경에서처럼 근접해서 다가선다.

 

아이폰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곰곰 생각하니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많은 것들이 지금의 나와는 적합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음악, 영화, 라디오, 영상 같은 것들은 지금 환경에서도 충분하다.

블베 쿼티 자판이 더 좋고, 한 손에 쥐어지는 갤탭으로 충분하다. 아니 충분 이상이다. 충분을 조절해야 할 지경이다. 사실.

 

아마, 잡스 이야기는 나보다는 더 젊은 사람들이 누릴 세계의 전편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때는 텔렉스-거의 지맨스의 것이엇다-, 천공테이프에 전문을 찍어서 카트리지에 실패처럼 감아두고 보내던 전보식 전문 시스템, 그리고 곧 팩스세수대야 사이즈의 플로피, 286, 386,486, 펜티엄, 지금은 뭐지? 듀얼코어 어쩌고 그런 건가. '인텔 칲 인사이드'라는 스티커가 내가 의식한 구시대의 마지막 딱지다. 전화기에 붙은 퀄컴딱지도 있군. 

 

 

그렇고

 

기본적으로 성질 더럽고, 머슴들 피 빨아먹을 궁리나 하다가 (폭스콘에서 일하다 자살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처자식들 몇몇에게 주체할 수 없는 돈만 산더미처럼 남기고 일생을 접은 불쌍하고 비천한 천민자본가 잡스가 남긴, 그래도 칭송해야 마땅할 위대한 유산도 동시에 이렇고 저런 것이 있었노라고 힘겹게 (Defending) 늘어 논 종이 뭉태기라고 비난할 사람들도 많겠다만.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읽다.   

 

p.627

일찍이 애플 초창기부터 저는 회사가 번영하려면 지적 재산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P. 637

나쁜 업보을 쌓아 좋을 일은 없겠지요

 

P.727

결국 거친 성격이 돌아왔다. 그의 동료들은 대부분 거기에 익숙했으므로 대처하는 법을 터득한 상태였다. 그들이 가장 난처해 한 것은 그가 낯선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였다.

 

P. 826

어느 요가수행자의 자서전..

 

 

 

 

 

20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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