匈奴人 金氏의 나라, 伽倻
서 동인, 주류성 출판사. 2011.
실크로드의 지배자, 가야를 세우다.
2010년 8월에, 진명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송동건’著, “고구려와 匈奴”라는 책이 있었다. 내용이 필부의 상상을 뛰어넘는 상황이라, 무지를 탓해야 함과 동시에-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려 하지 아니한 것인지도- 저자를 어떻게 봐야 할 지, 허둥지둥하다가 책장에 수납해 두고 말았다.
1년이 더 지나, 지난 주, 우연히 서점을 들러 책장을 둘러보다, 평소의 관심사인 ‘가야’와 관련된 신간, “흉노인 김씨의 나라, 가야” 라는 기괴한 제목을 대하게 되었다.
‘흉노’는 ‘융적’, 이니 ‘산융’이니 하여 알겠는데, 왜 이 분들이 갑자기 ‘가야’를 세웠다고 하나? 코미디 처럼, 큰 인물 나셨다 그죠? 하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열었다만, 내용이 간단치 않네. 이 아제, 뉘신지 몰라도 대단하다 그죠? 가 되었다.
저자의 주장, ‘흉노’= 곧, Hun族 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하면 되는데.
자전을 보면, 匈(兇) 이라는 한자의 발음은 ‘시웅~”이다. 그런데, 우리 말로 ‘흉노’를 읽으면 “훈느”와 유사한데. 우리말의 기원이 알타이 지역 어족, 즉 한족이 말하는 ‘흉노’와 그다지 다르지 않으므로, 알파벳 문자의 Hun과 한자 “흉노”의 한글발음과 유사한 ‘훈느’는 서로 통하는 구석이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는 있겠다.
간단히 훓어보면;
김해김씨, 수로왕과 허 황옥은 흉노족 선주민과 후주민 귀족간의 결합이며 그 결과는 ‘가야’로 나타났다(저자는 그 결합이 서기 150년 경의 사건으로 주장한다).
‘김”이라는 족성은 鐵 (iron)이 아니라 金(Gold)이며, 최초의 연원은, 기원전 121년 가을, 漢 武帝가 대립관계이던 북중국 흉노를 공격, 분쇄하고 그 태자를 포로로 잡아온 바, 그들이 일찍부터 ‘金人’을 섬겨온 것을 보고- 여기서 金人이란 금칠을 한 佛像, 즉 부처- 金이라는 族姓을 하사한 것이며 이들은 후에 반도의 남부에 정착하여 ‘가야’의 김씨의 시원이 된다는 것이다. 김씨 일족의 반도로의 진출은 일회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긴 역사를 거치는 동안, 요동을 경유하여 수차에 걸쳐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중국 西安의 궁정에서 만들어진 청동솥이 김해 양동리에서 발굴되는 등 다양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추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도의 허리가 통행 불가능하게 된 지 불과 60년이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포함한 반도의 남쪽 사람들이 간도, 만주너머의 땅을 마치 신화 속의 그것으로 느끼게 된 것은 아닌가. 민족의 역사성, 그 스케일이 팍 줄어들었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대륙 이곳 저곳, 즉, 지린, 선양, 따리엔, 진저우, 베이징, 광저우, 홍콩, 렌윈강,쿤밍 같은 곳을 다니긴 했다만, 지금 생각하면 역사성이라곤 하나 없는 촌 놈에 지나지 않았다는 자책을 멈출 수 없다. 다시 대륙을 가면, 고토에 들러 향불 정도는 피우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다오.
황석영 같은 이는, 휴전선은 종이에 그은 금에 지나지 않는다는 듯, 호방하게 반도의 남북을 드나들고, 양 체제를 현재의 실체로, 동시에 긴 역사 속의 한 시기에 그칠 꼬라지들로 간단히 치부하는 강단을 보여주었건만 말이다. 하긴 지나온 긴 역사를 생각하면, 작금의 남북시대가 사실 뭐 별것인가. 38선을 베게 삼아 죽겠노라고 말한 분은 바로 그런 역사성을 이야기 한 것이다.
‘알타이 연합론’이 반도인들에게 크게 어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대륙에 연이어진 ‘반도’ , 그리고 저 남쪽 바다너머의 ‘열도’를 아우르는 거대한 역사가 언젠가 다시 무성해 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민족과 역사에 대한 당신 상상력의 깊이, 한계가 어디쯤에 있는 지 자문하게 만든다.
2011년 10월29일/ 소래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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