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머먼, 장상환 역, 책벌레
출간년도 1936년은, 1939년 제3제국이 동유럽을 전격 침공함으로써 확대된 제2차 세계대전 전야에 해당한다. 책의 종장 (p.346-p347)에서 저자는 두 파시스트 국가의 재무장과 전쟁돌입을 파시스트 경제 자체가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특징인 팽창의 절대적 필요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에 당연한 귀결이라 단언하고 지구규모 전쟁의 재발을 예언하고 있다.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와 이윤동기를 파시즘 또한 기본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자본주의 역사 해설은 여기서 끝나있다.
저자의 논구에서 아시아가 완전히 백지상태로 생략 된 것으로 보아 그의 세계의 한계가 현저하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당시 미국 백인지식계층의 서양우월주의의 한 편린으로 본다. (때로 독자가 저자보다 위대할 때가 있다.)
1936년부터, 최근의 세계적 경제위기 발생연도인 2008년까지 약 72년이 지나있고, 우리는 파시즘 몰락이후의 냉전기를 지나온 자본주의의 득세, 그 위기와 실패의 여파 속, 2013년의 겨울을 향해가고 있다. 세계는 다국적기업, 이제는 초국적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특허로 무장한 채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놓고 소유를 위한, 그리고 부의 집중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맑스의 판단이후 세상을 움직이는 문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뉴욕은 occupy wall street운동이 거리를 누비고,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국가들은 수세기를 걸쳐 온존된 귀족적 소수지배 계급의 손아귀에 들어있으며, 아프리카는 여전히 원자재 착취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며, 중동은 이슬람간의 내부 종파분쟁에 극단적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불안이 갈등에 도를 더하며,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간 정치 경제적 긴장 관계 또한 해결 기미가 없다. 제국주의는 옷만 갈아 입은 채, 아닌 척 가장하고 만 있을 뿐이 아닌가.
진보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 작금의 상황으로부터 비추어 보면 100년째가 되는 2036년이 되어있다 해도 인류의 삶을 지배하는 제 조건은 그다지 크게 변해 있을 듯 않다. 제국주의적 폭발의 위험을 달고 사는 ‘자본주의‘는 사실상 인류에게 디폴트가 되어있다. (물론 중동의 이슬람원리주의, 북한의 변형주체사상 그리고 아프리카 극후진 사회의 시대착오적 군벌주의는 주변부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으므로 무시한다. 그들의 고유문화에 까지만 의미성을 부여하기로 하자.)
자본은 여전히 소수에 속해 있을 것이고, 노동과 함께 부과된 단조롭고, 규격화된 일상을 보내는 거의 대다수로 인류는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되돌아가 계급독재의 이름으로 또 다른 소수에 의해 지배되는 마찬가지 다수로 남을, 예전의 더 빨리 실패한 이데올로기로 돌아가고자 할 동인은, 효용은, 부재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알오 조직원은 물론 반발 할 수도 있겠으나 말이다.
지금은 자본주의의 미래상을 점쳐볼 시간이다. 이 책은 역사를 다루었지만 독후감이 역사를 되새김질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자본주의하 인류가 지난 70년간의 학습효과로 이룬 진전이 결코 작은 것은 아니기에, 미래를 향한 진전의 씨앗이 산재해 있다. 사회안전망 개념은 초기 자본주의 구빈원의 확장이되, 비록 성기긴 하되 현재의 안전망에 걸린 계층은 구빈원의 데이비드 카파필드 처럼의 극빈과 참상 인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그 논리와 역사성을 통해 걸러진 해악을 완화시켜야만 한다. 아니 그 길 밖에 없다.
요즘 넘쳐나는 할리우드 영화가 반영하듯 (대부분은 핵전이후 전폐한 지구를 다루고 있다.), 인류는 또 다른 전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역설적으로 자본주의는 원폭과 수폭에 그 팽창을 저지당하고 있는 것이다. 멈추어선 괴물은 공룡처럼 멸종되고 - 우주운석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치된 양처럼 인류와 조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때는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려야 하겠지만. 지금은 2.0이니 3.0이니 하는 버전 개선이 운위되고 있으나, 그 내용은 빈약하다. 가진 소수에게 다수에의 양보를 간원하거나 압박하자는 것이 다 아닌가. 언젠가는 “신주의” 가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진화된 인류는, 소수가 독점적 소유로 욕구 삼는 것을 저지할 수 없어 전쟁과 분란을 불가피 하게 만드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들 소수의 욕구를 자유롭게 할 획기적인 새로운 개념의 대지와 우주를 제공해야한다. 다수가 타인에게 기대고자하고, 인류본성인 향락과 소소한 탐욕만을 추구할 위험이 분명하다면 그러한 도덕적 해이와 나태를 창의와 자발적 생산으로 돌릴 수 있는 길을 닦아 주어야만 할 것이다. 자학과 자수를 강요하는 종교의 이름이 아니라 ‘인류의 공동선’이 누구 하나 빼지 않고 당연한 주의로 인정받는 시대가 다음의 어떤 ‘주의’가 되어야한다.
진부한 역사와 진부한 인류에 답이 없다고 느끼는 미래 인류가 달과 화성과 목성을 가지고 식민전쟁을 벌이는 우매를 다시 벌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북극과 남극을 두고 강대자본이 등기전쟁을 벌이는 판국을 생각해 보라. 미래는 있되 어떤 미래를 가질 지는 인류의 숙제다. 자본주의 또한 역사의 숙제를 푸는 과정에서 나온 답안이고 그 답안은 시간과 더불어 문체와 내용을 다듬는 개정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이다. 말로만 남은 이상의 공화(republic) 아닌 명실상부한 인류애적 공화주의가 답일 것으로 본다. 자본주의는 무고한 인류의 흘린 피와 함께 제대로 썩어 새로운 인류공화주의의 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전에 완고하며, 무지한데다 몽매하기 까지한 결함 인간들이 정치인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각자 제 민족의 지도자인양 날뛰고 나서서는 인류를 벼랑으로 이끌고 가는 역사상 무수히 반복된 우를 어떻게든 중지시켜야 한다. 인류 대중을 바르게 각성시킬 수 있는 교육만이 인류공멸의 길을 막아낼 수 있다. 소수에 저항하는 동시에 다수도 이성으로 각성시켜 무장시켜야 하지 않을까? 인류는 변함없이 역사의 길을 따라 걸으며 수많은 기로와 마주친다.
본문발췌
(1) 상업의 관점에서 보면 십자군의 결과는 엄청나게 중요했다. 십자군은 기도하는 사람들, 싸우는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성장하는 상인계급을 유럽전역에 퍼지게 함으로써 침체된 유럽 봉건제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p37
(2)그리고 똑같이 중요했던 것은 농노들이 이제는 자유로운 토지, 즉 마땅찮은 부역이 아니라 화폐지대를 부담하는 토지를 발견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자유는 틀림없이 널리 퍼져서 마침내 구래의 장원농노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p65
(3)주식회사는 16세기와 17세기 상인들이 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를 상대로 한 무역처럼 방대한 사업에 필요한 거액의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고민한 결과였다.p118
(4)그 함정이란 임금은 결코 물가와 똑 같은 속도로 상승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임금상승은 보통 싸워서 얻어야 한다. 임금상승은 대개 탄압에 부딪히는 의식적인 대중 행동으로 획득하지만, 물가는 시장의 작용으로 상승한다. p132
(5) 이 시대에 일어난 한 가지 중요한 변화에 주목하라. 토지는 토지에 투여한 노동량 때문에 중요해 진다는 낡은 관념이 사라졌다. 상공업의 발달과 가격혁명은 화폐를 인간보다 더 중요한 존재로 만들었다. 이제는 토지가 소득의 원천으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일반재산을 다루듯이 토지를 다루는 법을 알게됐다. 토지는 돈을 노리고 매매하는 투기꾼들의 투기 대상이 됐다.
(6)중농주의자들의 신념을 가장 잘 설명했던 메르시에 드 라비에르는 완전한 자유가 재산권을 향유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고도의 자유가 없다면 대량생산이 풍부하게 이루어 질 수 없다.....행사할 자유를 갖지 못한 권리가 권리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 아닐까? 그러므로 자유가 없는 재산권이란 상상 할 수 없다... 인간은 즐기려는 욕구의 자극을 받지 않는다면 어떤 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만약 이 즐기려는 욕구를 즐길 수 있는 자유와 분리한다면 그 욕구는 우리에게 아무 영향도 미칠 수 없다.”p175
(7)제3신분의 구성원들, 즉 장인, 농민, 부르주아지 모두 “상당한 것이 되기 위해서” 애쓴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바라던 바를 얻은 것은 주로 마지막 집단이었다. 부르주아지는 그 지도력을 제공한 한편, 다른 집단들은 실제 전투를 수행했다. 그리고 최대의 이익을 얻은 것은 부르주아지 였다. 혁명과정에서 부르주아지는 부와 더 큰 권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잇달아 찾아냈다. 그들은 교회와 귀족한테서 빼앗은 토지로 투기하고, 부정한 군수품 계약으로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p189
(8) 칼뱅주의가 신흥부르주아지의 신념이 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한편으로는 부의 축적과 다른 한편으로는 꾸준한 노동습관을 주춧돌로 삼는 경제체제에 칼뱅교도가 날마다 실천한 이 같은 종교적 이상보다 더 적합한 자질이 무엇이 있을 수 있었을까? 매사에 부의 획득에 가장 알맞게, 즉 자본주의 정신에 가장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기독교인이었다. 완벽한 결합이었다.
(9)자유무역이 표어가 되기 전에 위대해진 영국은 이제 다른 나라가 그것을 본받지 못하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리스트는 암시한다. “어떤 사람이 정상에 도달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서 자기를 따라 올라올 수단을 빼앗기 위해 자기가 올라온 사다리를 차버리는 것은 매우 흔히 사용되는 교활한 책략이다.”p.264
(10) 맑스는 사회에 분명한 힘(세력)들이 작용할 때만 사회주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맑스 경제이론의 근본적인 핵심은 자본주의 체제가 노동착취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p.267
(11)맑스와 엥겔스는 이러한 관점에서 과거를 연구했기 때문에 부르주아지에게 적절한 역사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었다....그들은 부르주아지가 성장하면서 봉건제와 투쟁하던 시기에 부르주아지가 지녔던 혁명적 성격을 강조했다.
(12)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적 노력과 노동의 결과인 생산자체는 갈수록 사회화하는 반면, 소유는 사적, 즉 개인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 모순이다. 노동이 창조한 것을 자본이 차지하는 것이다.p282
(13) 맑스와 엥겔스는 노동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노동자 계급을 계급으로 조직하는 노동조합이라는 수단은... 프롤레타리아가 나날이 자본가와 투쟁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프롤레타리아의 진정한 계급조직이다.p284
(14) 1913년에 미국의 대통령 우드로우 윌슨은 이렇게 썼다. “ 사태의 진상은 이렇다.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이 이 나라의 원자재를 지배한다.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이 수력을 지배한다... 같은 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철도를 지배한다. 그들은 자기들 사이에서 차레로 맺은 협정으로 가격을 지배하며, 같은 집단의 사람들이 국가 신용의 대부분을 지배한다... 미국 정부의 주인들은 마국이 연합한 자본가와 제조업자다.p287
(15)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버티는 힘이다. 그리고 이 싸움에서 버티는 힘은 축적된 자본으로 측정하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싸울 수 있는 지는 축적된 자본이 결정한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 기업이 큰 놈이다.p299
(16) 경쟁이라는 전투는 상품 가격 낮추기 싸움이다. 낮은 상품가격은...노동 생산성이 좌우하며, 노동생산성은 다시 생산규모가 좌우한다. 따라서 큰 자본은 작은 자본을 이긴다... 경쟁은...언제나 많은 소자본이 파멸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그 자본의 일부는 정복자들의 손에 넘어가고 일부는 사라진다.p300
(17) 산업의 독점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더라도 똑같이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었다. 그것은 금융의 독점이었다. 맑스는 이것을 예견했다. 대규모 “자본주의 생산과 더불어 전혀 새로운 힘, 즉 신용제도가 무대에 등장한다... 신용은 자본의 집중을 돕는 특수한 도구이다. p303
(18)자본주의 생산체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윤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맑스는 이윤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p.330
(19)풍요속의 빈곤이라는 역설에 직면한 자본주의 국가들은 그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게획을 고안해냈다. 그 게획이란 풍요를 폐지하는 것 이었다. p.336
(20) 파시스트 경제는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특징인 팽창의 필요성, 시장획득 동인을 가진 자본주의 경제이기 때문에 파시즘은 전쟁을 뜻한다. 자본주의 경제가 붕괴하고, 노동자 계급이 권력을 향해 전진할 때, 자본가들은 파시즘에서 탈출구를 찾는다.
2013. 初秋 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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