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오만과 편견

eyetalker 2005. 11. 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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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덕분에 이틀연휴를 잘 지내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첫 날은 관악산에 올라 산중을 여섯시간을 헤메면서 여름산의 맛을 한껏 음미했고 어제는 빈둥거리면서 이 책을 즐기는 신선 같은 생활을 즐기고 난 다음이라 심신이 뿌듯하군요.

제인 오스틴은 1775년에 태어나 1817년 사망하였으니 지금부터 대략 200년 전에 활동한 작가입니다. 원제를 First Impressions로 잡았었으나 정식 출판 할 때는 Pride and Prejudice로 바꾸어 출판하였더군요. 이 제목이 소설의 내용을 얼핏 암시하고 있습니다. 첫인상으로는 매우 오만하게 보였던 한 사람이 결국은 그렇지 않은 아주 합리적이고 친절한 사람이었음이 밝혀져 그 첫 인상이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죠. 살다보면 있을 법한 일이죠?.

스스로 부유하지도 않고 상류계급도 아닌 중간계층에 속하는 집안 출신의 리지(엘리자베스)가 영지를 가진 귀족계급에 상당한 부를 상속한 Darcy와의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소설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전체적으로 극적 긴장감이 팽팽하게 전개된다거나 소설속의 등장인물간의 관계의 밀도가 그리 정교하게 그려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200년전을 살았던 한 여인이 풍기는 매력- 차분한 지적매력이 넘치는-은 아직도 - 물론 이것은 작중 여주인공인 리지의 그것 이라야 하겠지만, 사실은 작가의 성격이나 천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진합니다-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머셋 모옴이 세계10대소설에 꼽았다고 합니다만, 번역문으로는 아마 이해하기가 힘든 평가일 것 같고, 그래서 원문을 읽어보자고 들면 이 또한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이는군요. "생기있는 성격묘사", "절묘한 유머와 아이러니"등등 그녀의 소설을 격찬하는 문구들만 보더라도 '영어"를 상용하지 않는 이방인들로서는 더더욱 접근을 용이하게 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이 소설들은 불행히도, 우리들에게는, 그 절묘하다는 맛이 제대로 이해되기가 그만큼 더 어려운 것일 겁니다. 

ㅈㅣ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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