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eyetalker 2005. 11. 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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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70년 광주산 여류작가 한 강의 장편소설이다. 95년작 작품집 “여수의 사랑”이래 나로서는 오랜만에 접하는 그녀의 작품이다. 라이프캐스팅(인체에 석고를 부어 형틀을 만듦으로서 석고작품을 만드는)을 전문으로 하는 조각가 장운형과 작품대상이 되는 몇몇 여자애들과의 애정행각이 줄거리다.

여성의 손이니 인체를 뜨는 작업에 얽힌 한 남성조각가의 회상, 일상, 어린 시절의 기억. 그의 아버지는 본처를 두고 후처와 살아가는 위선적 인간으로 그려지고 그 와중에서 생겨난 주인공의 정신적 외상이 이러저러한 사건의 근거가 된다는 이야기 인가보다. 전개, 구성상 별 설득력이 없는 듯. 작가이므로 작품을 낳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차라리 더 빠르게 읽혀진다. 감상적, 습관적 표현이 나타날 때 마다 그 위에 동그라미표를 하게 만들었다. 소설속의 화자를 남성으로 설정해놓고 여성의 관점을 주입하는 바람에 화자가 우주인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읽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여자의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그 내밀한 감상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상대가 소설가라면 나올 길을 찾기가 더욱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여류소설가는 독자의 입장을 한번쯤은 이해하고 소설이라는 걸 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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