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벌거벗은 여자. 데스몬드 모리스

eyetalker 2005. 11. 21. 13:24
SMALL
데스몬드 모리스의 Body Watching이란 책이 있다.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해서 더듬더듬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진도가 나가지 않아 지리해지기 시작하면 읽거나 보거나 하던 책중의 하나다. 독자의 상상력을 무지하게 자극하던 ‘실락원‘ 같은 소설책도 일본어판으로 읽으면서 일어공부를 꾸역꾸역 했던 기억이 난다. 실낙원에서 여주인공이 두른 빨간천에 남자주인공은 그야말로 광분. (옆길로 새는 것은 이쯤에서 그만하고.)




‘벌거벗은 여자’도 1928년생 노인인 그 모리스가 쓴 책이다. 좀 화끈하긴하다. 읽다보면 인문학과 재미가 혼재되어 꼭 딸기잼을 먹는 듯한 책읽기가 가능하다. 남자라는 종족만이 그런 재미를 느낄런지도 모르겠다만.




요지는 ‘여자의 몸, 그 진화의 결정체’, 여자는 남자보다 생물학적으로 한발자국 더 진화된 몸체라는 주장을 근저에 깔면서 그 진화의 이유를 하나하나 따지고 해석해보자는 것이다.




일례. 왜 여자의 가슴은 봉긋한가. 다른 유사동물종 중에서 여자 인간의 가슴만큼 별 쓸데없이 봉긋한 것은 없다고 한다. 수유에 필요한 기능이상으로 봉긋하다는데. 그 ‘초과기능‘에 문제가 있단다. 인간의 직립이후 엉덩이가 보내던 성적신호가 감쇄됨에 따른 반작용으로 그 성적신호의 발신지를 앞으로 옮겨놓을 필요가 있었고 그 ’생물학적 필요’ (“생물학적” 이란 단에에 주의할 것.)는 이상과대한 가슴을 초래했다는 것이 저자의 언설이다.




물론, 그 생물학적 필요란 성욕의 충족, 임신같은 목적달성을 위한 것인데, 저자의 경우다른 인체의 해석에서와 같이 전자에 더 무게를 두고 논설을 전개한다.




여자의 도톰한 입술, 풍만한 엉덩이, 가느다란 목선, 급기야 음모와 성기의 형태.G Spot, A Spot까지 나오면 독자는 책을 읽던 눈을 들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




재미삼아 목차를 소개해본다.




1장 진화

2장 여자의 머리카락

3장 여자의 이마

4장 여자의 귀

5장 여자의 눈

6장 여자의 코

7장 여자의 뺨

8장 여자의 입술

9장 여자의 입

10장 여자의 목

11장 여자의 어깨

12장 여자의 팔

13장 여자의 손

14장 여자의 가슴

15장 여자의 허리

16장 여자의 골반

17장 여자의 배

18장 여자의 등

19장 여자의 음모

20장 여자의 성기

21장 여자의 엉덩이

22장 여자의 다리

23장 여자의 발



여자의 몸에 이렇게 많은 것이 달린 줄 몰랐던 사람은 좀 놀랄지도 모르겠다.



2004년 10월

ㅈㅣㄴ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