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이런 저런 일로 람차방을 다녀왔다.
여전한 여름날씨의 방콕공항. 아무런 준비없이 겨울복장 그대로 내려 한밤의 어둠속으로
한시간 여를 달려 람차방 항구근처의 모텔에 투숙.
휴양지 인근이라 작은 규모에 아기자기한 모습을 갗춘 팬션 스타일 모텔이 많다.
로비의 작은 바에서 새벽 한시까지 싱가비어를 마셨다.
프렌치 프라이.
타나폰 녹스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는 이렇게 흐르다 저렇게 흐르다, 우리는 팔러먼트 100사이즈를
나누어펴가며 자욱한 연기를 빠의 천정으로 자꾸 피워올리고 있다.
졸고 있는 카운터의 여자를 앞에 놓고.
가끔 창문을 넘어 불러오는 산들바람에 사위는 평온하다.
슬리퍼에 반바지를 입고 있어야 될 풍경에, 겨울 순모바지에 걷어올린 긴팔 와이셔츠
바람의 나는 계속 땀내를 풍기고 있다.
눈이 감기기 시작하고 나는 내 방으로 왼발을 끌며 기어올라가 잠이 들었다.
잠시 그리샴의 브로커의 몇페이지를 아물아물한 눈으로 읽고있다.
Backman은 비행기에 실려 텍사스를 벗어나고 있다...
꿈에서 그를 본다. 어둠속에서 몇마리의 뱀이 나를 따라왔다.
도망치다 잠시 잠이 깬다.
잠깐 잠깐 사이..생각속으로 틈입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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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몇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치고 방콕 시내로 나왔다.
마땅히 갈 곳은 없고. 번화가의 엠포리움 백화점 일층.
살롱 드오리엔탈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샤또 드 방콕, 더 데이비스의 엄청난 자본력에 잠시 놀란다.
아주 잠시. 나는 고개를 돌린다.
길건너 발맛사지집에서 발맛사지를 하며 발을 어루만지고
공항, 야간비행, 새벽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흔들림에 잠이 깰때마다 브로커를 읽어나갔다. Backman은 이제 이탈리아 동북부
투스카니의 작은 마을에 들어섰다. 봉쥬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