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퇴원.

eyetalker 2006. 10. 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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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한달만에 퇴원했다.

 

일주일 두서너번 아이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새벽같이 나와서 밤늦은 귀가가 연속되다보니 아이 얼굴을 제대로 보기가 힘든 날이다.

 

업무 감사가 엊그제 마감되고, 봄에 있었던 사건은 반쯤 해결되고 반쯤은 미결이다.

 

다음주 부터는 지리한 신경전이 재개될 예정인 모양이다.

 

나는 휩쓸려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결국은 새벽까지 그러고 다니다 집에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 날들이

 

며칠째다. 수요일은 서원에서 모처럼 운동하다. 가을이다. 페어웨이의 초록과 갈빛이

 

교차하며 어우러진 모습. 불을 피우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공은  저 앞으로 포물선의 그리며 그림자를 남긴다.

 

다시.. 저 산속으로 올라가 사라져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담배한갑과 소주한병쯤만 챙겨들고 제사를 지내고... 푸른 하늘에 이별을 고하고.

 

아이는 그럭 저럭 평온한 얼굴이다. 앳된 얼굴은 장난기가 생글생글하다가도

 

어찌할 수 없는 그림자가 스친다.  마음을 다독거려줘야한다. 걱정말라고.

 

세상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은 행로하고. 다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누구나 정상인 듯 살지만 사실은 어딘가 나름의 싶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거리고. 세상은 문제의 바다라고, 문제 없는 삶은 박제나

 

인형의 삶처럼 변화없는 무미건조의 그것이라고.  종국에는 어딘가서

 

다들 하나 다름없는 같은 조건으로 세상을 버리는 것이라고.

 

단지 생각나름이라고.. 인생은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삶은 사실 나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죽음과 삶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같은 것의 두 모습일 뿐이라고.

 0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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