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Spark of Genius
Robert Root-Bernstein. 미셸 루트번스타인/ 박종성옮김/
에코의 서재 2007
저자가 어떤 사람들인지 배후가 밝혀져 있지 않아 약간 의심스럽긴 하지만 저작 자체는 무척 방대하다. 455페이지.
이정도 길이면 보통 두서너 주는 걸려야 완독할 수 있지만 다섯 시간 정도 다 마쳤다. 덕분에 눈도 아프고 머릿속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렸다. 하룻밤을 온전히 자고, 엄청나게 먹고 나서야 정상을 겨우 회복할 수 있었다.
독료후의 느낌. ‘생각의 탄생‘이라는 제목은 많이 과장된 것 같다. 아마, “생각의 방법에 대한 방대하고도 긴긴 연구 그러나 일반적인 답변에 그친 책”이라는 것이 보다 타당한 제목일 듯하다.
저자의 말, “창조적 사고와 지식대통합”이라는 거창한 표제를 달고있다. .. p.5 창조적 사고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통합적이고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따라서 ‘종합적 이해’라는 직물을 짜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지식들이라는 실을 먼저 풀어놓지 않을 수 없다. 전문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지식은 파편화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그것들의 기원이나 의미는 무엇인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거의 파악하지 못한다.
차례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생각도구
1.관찰
2.형상황
3.추상화
4.패턴인식
5.패턴형성
6.유추
7.몸으로 생각하기
8.감정이입
9.차원적 사고
10.모형만들기
11.놀이
12.변형
13.통합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
p.19
통찰이라는 것은 상상의 영역으로 호출된 수많은 감정과 이미지에서 태어나는 것이므로 ‘느낌’또한 커리큘럼의 일부가 될 필요가 있다.
p22
매클린턱의 이러한 의문은 ‘창조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돌연한 계시와 통찰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p23
무엇보다 그들의 경험은 사고 자체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충분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 관념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前논리적 사고의 형태가 누락되어있기 때문이다.
p29
우리가 뭔가를 증명할 때는 논리를 가지고 한다. 그러나 뭔가를 발견할 때는 직관을 가지고 한다. 앙리 푸앵카레- 과학과 방법-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하여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의 성과는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바로 나온다. - 아인슈타인-
p31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닳아있다.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 측면이 있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p32
다행히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학문적 사고의 기반으로 직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창조적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느낌과 감정과 직관의 사용법을 배워야하는 것은 명령과 같다.
p35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 화가 폴 호건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p50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기존 과학과 예술, 기술의 한계에 장난스럽게 도전한다는 것은 기발한 생각들이 탄생하는 가장 흔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p57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찰은 수동적으로 보는 행위와 다르다.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p61
작금의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재능과 관찰력이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많은 화가들은 ‘손이 그릴 수 없는 것은 눈이 볼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말을 믿고 있다.
p62
독자들의 감각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감각자체를 알아야 한다. 작가는 경험을 향유할 뿐 아니라 그것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p63
관찰은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행인들이 무신경하게 못보고 지나친 순간, 세계는 참을성많은 관찰자에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p66
처음부터 버메이는 그 직업에 뛰어난 관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자연에 관한 많은 지식은 책에서 얻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획득된 지식은 한번 걸러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관찰을 대체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그는 눈으로 보는 대신에 손으로 만져서 관찰을 했다. 그는 시각으로는 얻을 수 없는 통찰을 촉각을 이용해 얻고 있었다.
p70
물체의 길이가 음의 높낮이와 관련이 있음을 맨 처음 알아낸 것은 대장장이의 망치질 소리를 주의깊게 듣고 있던 피타고라스Pythagoras였다.
p73
사고라고 부르는 인지작용은 지각너머의 , 지가보다 상위에 있는 정신적 과정이 아니라 지각자체를 이루는 본질적 요소다.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p75
미술행위 속에는 수련이 포함되는데 이 수련이라는 것은 미술적 재능을 계속해서 살아있도록 만든다. 수련의 대상은 마움, 귀,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런 것들을 단련시킴으로서 감각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에도 감응 할 수 있게 된다.
p95
음악가들, 특히 작곡가들은 눈으도 ‘듣고’ 귀로 ‘보는’ 능력을 마치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소리와 글자를 연결시키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배양한다.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청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종이에 글을 쓸 때 이에 상응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p101
시 낭송이나 소설 낭독에 귀를 기울일 때 내면의 소리는 커지고 눈은 종이 책에서 해방된다. 그 결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된다.
p102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들
첫째,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둘�,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셋째, 예술을 하라.
마지막으로 내면의 눈,귀,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p111
추상이란 어떤 대상의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덜 띄는 한두 개의 특성만을 재현하는 것이다.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p115
추상의 본질은 다른 속성에 비추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가지 특징만 잡아내는데 있다.
p118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말해본다면, 우선 매우 복잡한 것을 이해하는 능력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가장 복잡한 것처럼 보이는 무엇을 간파해서 한순간에 저변에 깔려있는 단순성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p121
글쓰기의 본질은 종이 위에 단어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고 버리는 데 있다.
p137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p189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이나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서 기능적 유사성이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p199
..유추가 사람들의 사고 작용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창조적으로 사고 한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할 때 유추는 그 중심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유추가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적 기술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p228
육체적으로 불편해 질 때 우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몸이 편안해진다. 단순히 해냈다는 감정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발이 굴러지고,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고,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해부학자인 실비아 밴슬리는 우리의 감정이 크게는 얼굴 근육에 의해 나타나지만, 발생학적으로 보자면 모든 얼굴 근육은 제1,제2장궁에서 나오는 장 근육이며, 장 신경에 의해 활성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감정과 내장의 해부학적인 연계성이 직접적이며, 이 연계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밀접하다.“고 말한다.
마음은 몸의 일부가 실제로 손실된 뒤에도 여잔히 그 몸의 내적 이미지와 감각을 만들어내며, 또한 그 사라진 일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작동한다.
p241
감장이입은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것이다. 철학자 칼 포퍼는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을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라고 보았는데, 이것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 그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작가는 묘사하고 있는 인물 속으로 들여가야 한다.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의 감각으로 세상을 느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물리적으로 합쳐진다는 것은 ‘타자성’이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p248
비슷한 시기 프랑스 철학자 앙리 배르그송은 감정이입을 통해야만 가장 중요한 통찰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 절대로의 도달은 오직 ‘직관’에 의해야만 가능하다. 반면 그 나머지 지식은 분석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여기서 직관을 공감sympathy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 우리는 자신을 어떤 대상의 내부로 옮겨 놓을 수 있으며 거시서 우리는 대상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특질과 공존하게 된다.
p251
선연구가나 서구철학자들이 시사하다시피 우리는 동식물에서부터 무생물에 이르는 모든 것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이 동물에 감정이입을 해온 역사는 길다.
p256
사냥감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태도는 상상만큼이나 주관적인 연구방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수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중요한 통찰은 스스로 ‘사냥감’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p260
물리학자들 역시 통찰을 얻기 위해 연기와 감정이입에 의존한다. 느낌을 이용해야한다. 이를테면 ‘탄소원자가 무엇을 원하지?’하는 식이다. 아인슈타인 역시 그 자신이 광자가 되어 그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챠드 파인만은 ‘만일 내가 전자라면 어떻게 할까? ’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덤짐으로써 양자물리학에 혁명을 몰고 올 수 있었다.
p262
900년전 중국의 소동파는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대나무가 내 속에서 자라나게 해야한다. 손에 붓을 쥐고 눈으로 집중하면 그림이 바로 내 앞에 떠오른다. 그럼 그것을 재빨리 잡아채야한다.
p284
노구치의 경우는 그 자신이 ‘정서적 공간’이라고 부른 어떤 것이 무대와 작품 주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두 남녀가 방의 끝과 끝에서 서로 멀찌감치 떨어진 채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과 한 침대에서 서로를 안고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공간 자체가 정서적 메시지의 일부를 담고 있는 것이다.
p311
모형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새로운 생각이 태어나는 과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는 모형이 언어를 구성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정밀한 모형이 정밀한 사고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p317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면 유용하면서도 다양한 모형을 만들어봐야한다. 그런 일을 장려하고 가르침으로서 이 일이 노는 것 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실제로 아이들은 이책의 유추와 차원적 사고의 장에서 살펴본 대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자발적으로 모형을 만든다.
p389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이 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가장 고급한 형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p390
과학과 예술과 시의 훈련을 제대로 받은 나보코프에게 한번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능력, 즉 그의 말을 빌리면 ‘여러겹의 의식’은 없어서는 안될 것이었다. 그의 기억과 사고는 항상 다중감각적이었으며 감정적인 동시에 지적이었다. 체험에 대한 이러한 통합적인 접근태도는 그가 썼던 글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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