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 최 재천/궁리/2007년
窮理 라는 출판사가 주는 이미지는 鎭重이다.
책 끄트머리에 내건 출판사의 모토는 이렇다.
“爲學之要 莫先於窮理 窮理之要 必在於讀書”
‘배움에 궁리보다 앞선 것이 없고, 궁리를 하려면 책을 읽어라.‘는 뜻이다.
‘讀書’란 것은 축자적으로는 ‘책’을 ‘읽는다’는 말인데, 그 말에는 ‘딴 생각’말고 생각해가며 읽으라는 말인 것을, 머릿 속은 왜 이리도 복잡한 지.
그렇고,
요는 ‘인간과 동물‘은 서로 별반 다르지 않은, 이기적인데다 자기만 알고, 번식만 아는 DNA의 작동에 스기즈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하는 전래의 상식을 전하는 각종 일화집이다. 동물의 번식에 ’쾌락감‘ 소위 성인물품 파는 회사에서 자주 상용하는 ’극치감‘은 있을까 없을까? 답? 개가 되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p8
모든 것을 쪼개어 분석하던 환원주의의 20세기가 저물고 통섭의 21세기가 열렸습니다. 섞여야 아름답고, 섞여야 강해지고, 섞여야 살아남습니다. 학교, 기업, 사회가 섞여야 합니다. ..
p232
그렇다면 동물도 합리적일까요? 합리적이란 말은 동물에게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고, 동물도 과연 경제적인 행동을 하는 지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도록 하지요. ‘경제적’이란 말은 비용을 줄이면서 이익을 최대화하는 행동을 뜻하므로, 합리적 행동과 많이 유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대경제학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설정한 가정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아닐까요? 이 주제는 향후 10여년간 가장 흥미로운 연구주제중 하나가 될 겁니다. 이미 이런 주제를 다루는 행동 경제학 또는 진화경제학 분야가 급부상 하고 있습니다.
p299
마지막으로 자식을 보호하기는 하되 너무나 끔찍한 부모를 하나 소개합니다. 기생말벌은 굴을 만들고 곤충이나 거미를 잡아서 그 안에 넣은 다음 그 몸에 알을 낳습니다. 그런데 먹이가 될 곤충을 완잔히 죽이지 않고 독침을 쏴서 신경만 마비시킵니다. 그러면 멀쩡히 살아 있는 데 몸을 못 움직이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말벌 새끼들은 살아있는 싱싱한 생고기를 먹고 자라게 됩니다. .. 그래서 다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동물이 기생말벌이라고 했습니다.
p341
자연선택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좀 더 많은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는 것입니다. 자연선택의 관심은 오직 번식입니다.
p343
또 하나 다윈의학자들이 밝히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 정신의 진화입니다. 전신도 진화의 산물입니다. .. 요즘 많은 생물학자들이 알콜 중독 유전자를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다윈 의학자들은 헛된 일이라고 말합니다. 불과 몇천년 동안에 생긴 증상이니 그런 유전자가 특별히 따로 있을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술, 마약, 여색등에 빠지는 중독현상은 아마도 거기서 쾌락을 얻으려는, 고통을 무릅쓰고라도 얻고야 말겠다는 그런 성향을 조절하는 유전자속에 섞여있다고 봅니다. 술 좋아하고 도박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야망이 큰 사람들입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런 것에 잘 빠지는데 그게 다 같은 유전자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죠... 이처럼 다윈 의학자들은 몸과 마음 모두가 결국 오랜 세월을 두고 변화해온 진화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p347
그 동안 동물의 행동을 어떻게 분석하고 이해해야 되는 지에 대해 얘기 해왔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유전자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기본 사상이 깔려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결국 진정한 생명의 주체는 살아서 숨쉬고 찍짓기 하고 죽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태초부터 지금까지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남는 유전자, 곧 DNA일 수 있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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