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eyetalker 2008. 2. 18. 14:05
SMALL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Genghis Khan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Jack Weatherford.2004/정영목/사계절/2005년



유럽인(백인)들의 黃禍.


칸의 군병은 유럽 봉건사회에 던져진 끔직한 재난이었으나 그들은 서유럽의 변방을 건드리기만 하고 제 발로 물러난다. 유럽의 역사가들은 그들의 실체를 몰랐던 나머지 그들을 일종의 ‘신의 응징‘으로 여긴다.

1250년대 중반,  평화로운, 영지 건너편에 불쑥 나타난 눈이 상향으로 찢어진, 광대뼈가 두드러진 인종들.


칭기스 칸이 죽고 그 아들의 아들. 쿠빌라이 칸은 몽골의 초원을 넘어 북경으로 남하, 중국을 정복, 元을 세우고 송을 남쪽으로 밀어낸다. 고려를 침공하고 일본까지 위협. 차가타이 칸은 인도를 정복, 고색창연한 무굴제국을, 바투 칸는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를 통치한다.


누군가 이 책을 대통령 당선인에게 추천하는 책 중의 한권으로 하는 바람에 유명해졌다.


최근의 경영, 처세관련 문헌의 저자들은 ‘칭기스 칸‘과 그 군대의 유목적 삶과 환경이 빚어낸 ’非定住’, 즉 ‘변화’일 수 밖에 없음, 따라서 ‘모든 흐르지 않는 것은 썩는다‘는 주장의 큰 증거, 부인할 수 없는 한 저류로 몽고 세계지배의 경우를 많이 내세워오고 있지만, 정작 몽골의 동서 침공의 내용을 찬찬히 이해하다보면 그 “비정주성= 곧 변화“의 등식이라고 간단히 규정하기가 너무 천편일률적 해석이고, 정작의 교훈은 지배에만 민감하고 평등, 공평같은 박애적 정신이 상대적으로 더 결핍했던, 그리고 종교적 미망을 특정계급의 속세적 욕심을 채우는데 이용하기만 했던 민족이 (계급의) 당한 역사의 손찌검? 같은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그렇게 진보한다.(했다). 우연의 소산이긴 하지만 흐름, 추세로서의 역사. 아닌가?  (그렇다고 당시 몽고조정이 비밀보통선거를 실시해서 칸을 뽑았다는 뜻은 아니다.) 


p17

역사는 대부분의 정복자들에게 비참하고 때 이른 축음을 선고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제는 33세의 나이에 바빌론에서 의문을 남기고 죽었다. 부하들은 그의 가족을 죽이고 땅을 나누어 가졌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동료귀족과 이전의 동맹자들에게 원로원에서 깔에 찔려 죽음을 맞이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정복지가 파괴되거나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본 뒤 지구에서 가장 근접하기 힘든 외딴 섬에서 외로운 수인으로 고독하고도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그러나 거의 70세에 이른 칭기스 칸은 자신의 야영지 침상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의리있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숨을 거두었다.


p22

유럽에서 몽골인들은 대륙의 귀족적인 기사들을 학살했지만, 이 지역이 중국이나 무슬림 국가들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빈곤한 것에 실망했기 때문에 구태여 도시를 정복하려하지도, 나라를 약탈하거나 제국에 편입시키려 하지도 않고 말머리를 돌려 떠났다.


p49

전설에 따르면 몽골인은 ‘잿빛 푸른 이리’와 ‘아름다운 붉은 암사슴’이 커다란 호숫가에서 짝을 지은 뒤 산속 숲에서 태어났다. 몽골인은 칭기스 칸이 죽자 고향에 외부인의 출입을 영구히 금지했기 때문에 ...



p55

12세기 초원지대에는 수십개 부족과 씨족이 유목민들답게 서로 이합집산 하면서 살아갔다. 초원지대의 모든 부족 가운데 몽골족과 가장 가까운 친족은 동쪽의 타타르족과 거란족, 그리고 더 동쪽으로 만주족, 서쪽으로 중앙아시아의 여러 투르크 족이었다. 이 세 인종집단은 시베리아의 일부 부족들과 문화, 언어유산을 공유하고 있는 데, 실제로 이들 모두가 시베리아 출신일 가능성도 있다. 몽골족은 타타르 족과 투르크 족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외부인은 그들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 몽골족이 사용하는 알타이어는 한국어나 일본어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중국어를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聲調언어와는 완전히 다르다.



p75

초원부족들은 목축을 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성경에 나오는 고대 헤브루 부족의 목축관습이나 믿음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어쩌면 채식을 하는 불교도와는 달리 기독교인은 고기를 먹는다는 점이 중요했을 지도 모른다. 또 먹고 마시는데 절제하는 무슬림과는 달리 기독교인은 알코올을 마시는 것을 즐겼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것을 예배의 의무로 규정해 놓기까지 했다는 점도 중요했을 것이다.


p124

사람들은 기도를 마치면서 오래된 몽골표현인 “후레, 후레, 후레”로 기도를 하늘로 올려보냈다. 이것은 몽골족이 기도를 마칠 때 반드시 하는 말로, 기독교도가 사용하는 아멘과 같은 말이다. 


p337

종이와 인쇄술, 화약과 화기, 나침반을 비롯한 해양장비의 고아범한 영향을 받아 유럽인은 르네상스를 경험했고 문자 그대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다시 태어난 것은 그리스와 로마의 고대세계가 아니었다. 다시 태어난 것은 유럽인이 자신의 요구와 문화에 맞게 고르고, 옮겨오고, 바꾸어 놓은 몽골 제국이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