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내가 에리히 프롬에게서 배운 것들. 라이너 풍케. 2008. 갤리온. 김희상 옮김

eyetalker 2014. 5. 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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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리히 프롬에게서 배운 것들. 라이너 풍케. 2008. 갤리온. 김희상 옮김

 

그 뿐 만인 것은 아니나, ‘에리히 프롬‘ (Erich Fromm)의 저작을 단 한 번도 온전히 읽어 본 적이 없었던 나. 이 책은 수년전, 그다지 애호하지 않던, 그저 데면데면 하기만 하던 한 고교동창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세상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누추한 개인적 자만심만 턱없이 충만한 나는, 그 녀석이 자신이 들고 다니기 무거워진 바람에 우연히 만난 나에게 그 무게만을 떠넘긴 걸로 생각하고 어딘가에 처박아 두고 있었다.

 

프롬은 어려운 사람이고, 그의 저작의 대부분은 앞 서너 페이지만이 세상의 빛을 만난다. 라이너 풍케는 어느 날 프롬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런 연유다. 이 책의 체목이 이렇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프롬을 외계에서 건져올 수 있기만 해도.

 

일단은 눈에 들어오는 손쉬워 보이는 몇 구절만 옮겨 놓고 본다.

 

 

프롬은 인간의 잠재의식 속 뒤틀린 욕망을 다스리고 아직 발현 되지 못한 가능성을 펼치게 하는데 평생을 바쳐 연구했다.

 

-라이너 풍케는 홀로코스트를 격은 유대인 프롬이 신에 대한 믿음 없이 인간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사회라는 테두리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속에서 인간이 방해받지 않고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프롬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게으르지 않았고, 타인과의 만남에서도 진정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삶이 곧 사상이었던 프롬

 

p59

이 밖에도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나타내는 징표는 많기만 하다. 표정이나 몸짓, 자세, 걸음걸이, 시선, 혈색, 피부나 근육의 긴장정도, 음색, 말투, 자주 쓰는 표현, 목소리 크기, 필적 등등. 이런 것들은 모두 우리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잠재의식 속에 꼭곡 숨어 있는 게 무엇인지를 나나내 주는 지진계와 같다.

 

p75

대개의 사람들은 실수는 숨기고 싶어 한다....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끝내 감추려하거나, 부끄러운 마음에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고 더 솔직해 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한다.

 

P104

내 욕망을 지배하는 단 하나의 힘- 성격지향성

..성격이란 개인 혹은 다수의 사람들 마음속에 형성되어 있는 감정이나 충동의 구조이다. 이런 감정과 충동은 우리의 심리를 좌우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행동에 구체적인 방향과 목표를 제시한다....특정한 개인에게서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P130

일차적인 성향이 사회의 요구나 충격적 사건과 같은 외부적 영향 때문에 그 싹이 잘린다고 하자. 그렇다고 인간이 자신의 심리적인 욕구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어떻게든 그 욕구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 나선다. 영혼에 멍이 들고 정신병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일차적인 성향이 억눌릴 때, 인간의 정신은 병이 든다.

 

P134

꾸준한 연습과 훈련만이 정신과 마음의 힘을 키운다... 주의력과 상상력

P139 나를 움직이는 3가지 힘을 발견하라

생산적 노동의 원형은 우리가 솜씨나 재주로 여기는 것들이다...돈을 벌기 위한 행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두려움이나 불합리한 열정에 끌려 이루어지는 행동은 절대 생산적 노동이 될 수 없다...가슴에서 우러나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라야 한다.

 

생산적 사랑. 타인을 돌보려는 마음과 책임감. 상대에 대한 존경심, 이해심. 이웃 사랑과 자기 사랑의 합치. 경청. 신뢰

 

생산적 이성. 현실을 차분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자세

P204

잠재의식은 한 인간의 전인격이다.

 

P206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든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든 프롬에게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은 자아와의 만남이다. 한 사람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결코 상대방에게 달려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아닌 내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그것을 지향하려는 능력에 좌우된다.

 

P226

자신의 진정한 성공에 필요한 것과 사회가 강제하는 표준을 정확하게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일상성의 병리학에 사로 집히지 않을 수 있다. ‘일상성의 병리학은 사회가 요구하는 건전한 상식으로 인간의 진정한 성공을 가로 막거나 그르칠 뿐이다.

 

여전히 어렵기는 하다.

아마, 생각만 하고 있기, 아는 척 하고 있기보다, ‘고백하고 실천하라는 주문을 선뜻 받아들이기 싫은 자신의 게으름에 그 원인이 있다. 2014.5.6. 釋誕日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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