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讀

폭력과 상스러움

eyetalker 2005. 11. 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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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 누구지?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는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진순신 이라는 이름의 대만산 논객 인 줄 알았다.

내가 처음 접했던 그의 저술은 “춤추는 죽음“(상,하)으로 주제는 유럽, 서양문명에서의 죽음의 문화적 해석이었다. 풍부한 도판과 차분한 해설이 상당히 진중한 것이어서 나는 그가 죽음에 대해 책을 저술할 정도로 깊이 숙고하는 걸로 보아 다분히 내면적이고, 삶에 대해 일종의 회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오노레 도미에의 석판화에 대한 책과 웬디 수녀의 서양미술해설서 같은 것을 읽으면서 지내왔었는데.. 비슷한 주제를 다룬 물론 김열규 교수의 다른 책은 사놓고 친구에게 주워버리는 통에 읽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대하고 나서 그가 엄청나게 다양한 저술을 내놓고 있으며 나이도 나와 같고, 독일에서 유학을 했다는 등등의 개인사도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은 상당한 명성을 가진 논객이고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도 상당한 듯하다.

저자는 이 책의 머릿글에서 “ 가끔 글을 쓰면서 이성의 스위치를 내리고 머리를 스치는 헛소리들을 떠오르는대로 받아적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라고 쓰고 있다. 이 책은 상당부분 그런 충동의 결과 일지도 모른다.

그가 조갑제, 이문열, 박노해, 복거일씨 및 기타 일군의 명망가들을 매우 노골적인 논박의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그리고 본인이 민주노동당의 착실한 당원이라고 밝히고 있어서, 사회를 비평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의식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의식적으로 그런 나락?에 빠지지 않도록 발 디딤에 조심스럽거나, 아니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귀찮아서 조선.중앙.동아 및 다수의 판단에만 의지하려고 드는 습관이 생겨버린 (나를 포함한)현대인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나는 민주노동당에 당비를 내다가 구좌가 바뀌는 통에 더 이상은 내지 않게 되어버린 딴따라 당원이기도 해서, 꼬박꼬박 챙겨서 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형편이라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치기가 군데군데 묻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나름의 맛이 있기도 하다. 책 말미에 실린, 나는 잘 모르는 어떤 “시인”이라는 노혜경의 진중권론을 실수로 먼저 읽지는 말아야할 것 같다. 까닭없는 거부감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비교적 어렵다.

ㅈㅣ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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