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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29일
아버지는 다시 입원했다.
주말, 자리를 비운 뒤 돌아온 책상 주변에 거미줄이 쳐져있다.
긴 시간이 흐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토요일, 고성에 가서 아버지를 억지로 입원을 시키고, 집에와 자고,
아침엔 다시 어머니에게 링거주사와 각종 주사 서너대를 맞게하고.
잠들었다 깬 어머니를 혼자두고 다시 서울로 와 일요일 늦은 오후
부터 계속 내처 잠만자다, 깨어나서 맥주에 위스키를 섞어 마시고
잠시 책을 보다 잠들었다.
참 외진 곳에 자리잡은 병원 응급실의 토요일 오후는 어느 시골학교
의 양호실 같은 기분이다.
열린 뒷문으로 숲의 푸른 녹음이 바람에 산들거린다.
아버지는 이런 저런 검사를 하고, 집에서 싸온 약간의 옷가지,
세면도구를 들고, 폐쇄병동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당분간 유폐다.
이주일간은 면회도, 연락도 주고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 노년에 다시 찾아오는 치매라는 부름에 새삼놀라게 된다.
할머니가 끌어욌던 근 7년에 걸친 치매증이 다시 칠팔년쯤의 시간이 흐른 뒤에
어김없이 그의 아들을 찾아왔다.
그의 아들의 아들인 나에게도 길을 물어 찾아올까?
어머니를 며칠내로 모셔와야겠다. 쇠약한 노인 하나를 어두운 방 한구석에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여기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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